미술가 명화 놀이글의 출판 시 해결 과제 #1

스타일 Part1 (83~84F)

by 희원이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1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48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83~84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창작 노트: 미술가 명화 놀이글의 출판 시 해결 과제

처음 시도 때는 기존의 습관을 지우지 못하고, 이물감이 들어서, 한동안 휴지기를 두었다. 생각보다 손에 붙질 않았다. 정해진 미술 작품에서 최근의 내용과 긴밀하게 결합한 이야기를 뽑는 게 쉽질 않았다. 이미 쓰인 이야기를 토대로 명화 이미지를 배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서 시도했지만, 자체 제작 삽화처럼 적확하게 맞아 들어가는 이미지도 아니라, 어쩐지 아귀가 맞지 않는 명화가 장식처럼 어색하게 놓여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도 시도해서 어느 정도 성공한다면 ‘저작권 초상권 저촉 문제’라는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될 것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지점이 있었다. 놀이글로 쓸 경우 정보량에 비해 이미지가 많이 들어가면서 길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짧은 이야기를 쓰는데, 분량으로 책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면, 그만큼 책값을 독자가 지불할 이유를 알려줘야 한다. 그런데 독자가 보기에는 고전 작품을 인용한 것으로 상당 분량을 채운 듯할 것이고, 그 명분이 정당한지 일일이 들어줄 경우도 많지 않다. 그런 것으로 설득하기 어렵다면 압도적으로 재미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일단 그들의 눈과 호기심을 잡아둘 수 있다. 그것은 결코 쉽지 않은 재능이다.

편집자 입장에서도 저자의 오리지널리티보다 훨씬 더 많은 분량을 고전 미술 작품으로 배치하는 것을 주객이 전도된 것으로 여길 수 있다. 예술의 보편적 가치 체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에서 그것을 거스르면서 무게감 있는 설득을 하기란 쉽지 않다. 과정의 놀이로 접근하는 것에 쉽게 마음을 열고 공감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설령 낯선 주장을 들어줄 수는 있어도, 돈을 들여 출판해 준다는 건 다른 문제이기도 했다. 더구나 유사한 장르로 그림책 장르가 있다. 자기 그림과 글로 승부를 보려는 것이니, 어쩐지 그게 더 나아 보일 수 있다. 놀이글의 명분이라는 게 그만큼 가치 있는지 의심 받기 마련이다. 어쩐지 의심스러운 명분을 위해 위대한 명작을 제멋대로 낭비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서 두 가지 해결해야 할 지점이 도출된다. 우선 그림과 글의 분량 균형 문제가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그림을 극도로 줄이거나, 글의 분량을 대폭 늘려서 작품의 오리지널리티를 개선해야 한다. 그림을 극도로 줄이는 것은 이미 원피스라는 이름으로 실행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명화 하나만을 쓰는 것을 구상했다. 또 1부부터 4부 정도로 구성해서 각각 한 장, 예를 들어 신발, 의자, 의자에 앉아 우는 노인, 의자에 앉아 책 읽는 노인 등등을 대표 이미지로 해서, 연작 콩트처럼 이야기의 흐름이 이어지도록 하면 어떨까 구상하기도 했다. 하나로 이어진다기보다는 여러 갈래의 이야기가 함께 내재된 채 다양한 가능성을 지니는 구성을 염두에 두었다. 또 이것이 복잡하다 여기고 그냥 오로지 한 장으로만 다양한 이야기를 최대한 뽑아내서는 모아보자는 구상도 하고 있다.

또한, 그림을 최대로 줄이고 몇몇 작품을 반복적으로 활용하여 놀이성을 발산시키는 방식도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려면 그림 이미지에 짧은 해설을 치는 방식으로는 분량이 지나치게 짧아지는 것을 넘어,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활용할 경우 몇 편 뽑히지 않는다는 한계도 있었다. 그 어느 쪽을 선택하든 이야기의 분량을 늘리면서 창의성을 이야기적으로 더 강화하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그것이 강화될수록 개인 역량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겠지만, 나 자신의 출판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초반에는 그렇게 이야기를 늘려서 이미지가 부차적으로 밀려날수록 장식적인 데서 머물지 않을까 싶어 망설였다고 했다. 시간이 필요했다. 이는 삼행시 콜라주를 통해 번호글로 재구성 재조합된 이야기를 삼행시에서 떼어내서 가독성을 높이려 할 때 뜻밖에 자연스럽게 놀이글 프레임에 얹은 그림 소설로 다시 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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