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Part1 (85~88F)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1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48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85~88프레임에 해당합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글을 늘려서 그림을 부가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에 합의한다고 해도, 한 가지 문제가 남았다. 연예인 이미지의 저작권 초상권 문제도 해결되었다고는 해도 그것으로 다 된 게 아니었다. 통념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가벼운 이야기, 특히 놀이글이라는 방식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작품이 소모된다고 여길 수 있었다. 자기 그림도 아닌데, 그걸 저자의 창작적 요소보다 더 많이 쓰인다는 것을 기이하게 여겼다면, 이 역시 해결할 수 있었지만, 그러고도 그 명화에 어울릴 만한 무게감을 지닌 작품인지도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었다. 명화를 썼기 때문에 이야기의 무게가 결정되고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적어도 초기에는 더 그렇다. 독자들이 이를 받아들일 시간이 적었다면, 통념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들이 받아들일 만한 무게감으로 이야기를 창작할 수 있을까 그 역시 관건이었다. 명작을 키치적으로 낭비한다고 합법적으로 치명적이진 않지만,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할 책임감 정도는 있는 셈이다.
물론 명화를 활용해 재기 발랄한 해석을 끊임없이 곁들이면서 안목의 훈련, 인식의 훈련을 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지만 이는 후순위로 등장하거나, 출판 관행 바깥에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겼다. 인디 음악과 달리, 출판 관행 바깥에서 유명해진다는 의미는 블로그 등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문단 바깥의 문단이라 할 장르문학계에서도 이러한 문법을 수용하는 곳은 없었다. 그림책 계열이라면 오히려 더 그림에 대한 각별한 태도 때문에 놀이글의 인용 방식은 금기시할 행위라고도 보였다.
“연예인 이미지 저작권과 초상권 문제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자칫 의도하지 않게 미술품 내 인물에 관한 배경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그 인물의 신분이 천하거나 포즈가 이상할 경우, 그것에 대해서 글을 다른 내용으로 묵직하게 쓰더라도, 시비 붙을 수도 있어요. 예컨대 가슴을 내놓고 있는 조선의 여인이 아기를 엎고 있을 때, 이를 학부모로 표현할 경우 민감한 문제가 파생할 수 있죠. 또 강아지를 특정 직장인으로 묘사할 경우도요.
조금 더 확장하자면, 해당 미술 작품 속 인물의 후손들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점도 어느 정도는 고려해야 하죠.”
부가적으로 제작비 문제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그림을 많이 쓰면서 늘어나는 페이지에 대해 과연 합당하게 페이지가 늘어나는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이는 앞서 언급한 내용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보았다. 프레임을 두고 그림책처럼 글과 이미지를 충분한 여백을 두고 배치하면 글이 200자 원고지 100~200매쯤으로 아주 짧아지거나, 경장편 분량 정도만 되어도 쪽수가 너무 많이 늘어난다. 몇 권으로 분권해야 할 수도 있다. 제작비 문제가 걸린다.
더구나 그림을 ‘컬러풀하게’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가 걸리면 제작비는 더 올라간다. 이미지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구매해서 써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출판사마다 다를 수 있지만, 출판사의 명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적어도 미술 애호가의 비호감을 고려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적이 있다. 물론 이 역시 이미지의 수를 극도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는 있다. 어쩔 수 없이 다양하게 활용해야 한다면, 부록으로 컬러 이미지를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매 쪽에서 컬러로 쓰려면 인쇄 비용이 크게 올라간다.
그래서 아예 흑백으로 염두에 두고 해설을 개진하면서, 한 명의 미술가 작품을 활용하면서 진정성의 노력을 하는 것으로 대응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 경우에도 미술 애호가를 설득하려면, 그만큼 신뢰 받을 만한 글을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했다. 예상 독자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적대적 여론을 고려해야 한다는 건 그만큼 출판에 예상치 못할 장벽부터 해결해야 하고, 아무래도 시간을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