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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시가 재미 있는 이유

스타일 Part1 (124~138F)

by 희원이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1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48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24~138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124~136프레임은 '삼행시도 쓰다 보면 어려워'라는 놀이글로 구성되었습니다.










◑ 창작 노트: 삼행시에 대한 단상

요즘 삼행시에 흠뻑 빠져 있다. 갑자기 했다가 계속 하게 되었고, 그 덕분에 시집도 제대로 읽어보려고 한다. 재미 있다.

다만, 삼행시는 기존의 정통시와는 조금 다를 것이다. 일단 세 가지 속성이 혼재되어 있는데, 하나는 즉흥적 놀이적 속성이고, 둘째는 운문적 속성이요, 셋째는 산문적 속성일 것이다.

우선 즉흥 놀이적 속성을 보면, 제한된 글자를 스스로 정하는 방식이기에, 정형적인 시조 놀이를 연상할 수 있다. 또 때로는 상대의 운 띄우기에 반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상호반응적인 놀이글 속성도 지닐 수 있다.

물론 운문적 속성도 지닐 수 있는데, 뜻하지 않게 제한된 규칙 때문에 매우 힘겹게 우겨 넣은 단어들이 운문적 긴장을 획득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경우가 개인적으로는 삼행시로서 가장 만족스럽다.

셋째로 산문적 속성의 경우, 이야기적 상황을 규칙적인 운에 맞춰서 적게 되는데, 이러다 보니 뜻하지 않게, 정련된 방식으로 스스로 한계 짓는 것으로 밀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그냥 쓰면 풀어 쓸 이야기가 될 텐데, 스스로 제한을 걸게 되면 역설적으로, 쓸 말과 버릴 말을 고를 수밖에 없다. 나태하게 쓸 수 없게 된다.

맞춤법을 어쩔 수 없이 틀리게 됨으로써 웃긴 상황이 연출된다든지, 콩트적 요소도 가능하므로, 언제든 키치적인 면모를 드러낼 수도 있다. 고급 장르가 아니라 더더욱 부담 없다.






◑ 창작 노트: 삼행시가 재미있는 이유

삼행시가 재미있는 이유 중에서 재즈적인 덕목이 연상되는 것도 있다. 시조에서 운을 떼서 대결을 벌이듯, 삼행시에서도 그런 걸 의도할 수 있다. 또한 재즈에서 코드를 던져주면 주 선율 일부를 자기 나름대로 분해하는 방식을 제시하듯, 삼행시에서도 여러 문구로 그러한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재즈적인 긴장과 연출과 비슷한 특성을 느끼게 된다. 클래식처럼 엄격하게 자기 세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창작하는 것과 달리, 즉흥적인 묘미를 느끼는 뜻밖의 재미가 생긴다.

던져진 글자들의 취지를 보강하는 고전적 임프로비제이션 같은 결과물도 생기고, 때로는 그것에 반하거나 긴장하며 변증하는 방식의 모던한 결과물도 생긴다. 때로는 아예 자기 마음대로 흘러가는 아무말 방식의 프리재즈적 결과물도 생기는 즐거움이 있다.


“재즈에서 임프로비제이션이라는 개념이 살아있는 한, 그 영역에서는 대개의 즉흥연주 유형이 고전재즈적 발상, 모던재즈적 발상, 프리재즈적 발상의 변용 확장으로 분류해도 무방해요. 물론 그 이외의 발상이 불가능하다는 건 아니죠. 다만 큰 틀에서 보면 이분법 삼분법처럼 사고의 본질적 한계도 있기 때문에 대개는 이렇게 분류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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