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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Sep 12. 2024

조금 큰 신발을 끈으로 꽉 조이고

원피스 & 고흐


발 크기가 어정쩡하기도 하였지만, 항상 무엇을 하더라도 조금 넉넉히 사는 편이었다. 어머니는 아이가 클 것을 대비하여 조금 큰 수치로 옷을 맞추어주듯이 신발도 맞추어주었다. 끈으로 꽉 조여 묶으면 그럭저럭 신을 만할큼만 큰 사이즈로 신발을 골랐다. 그렇게 신는 게 편해지고 나서는 줄곧 약간 큰 사이즈로 신발을 신게 되었는데, 발은 그때 이후로 전혀 커지지 않았다. 발가락이 신발 끝에 닿지 않는 그 느낌만큼이나 이제는 영영 가닿지 못할 어린 시절 추억이 그 공간에 들어차는 것 같았다. 

"빈센트, 나가서 아버지 밭일 좀 도우려무나!"

발가락 끝이 무의식적으로 아릿했다.

"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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