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장맛비가 내리는 날엔 빈센트가 달려왔다

원피스 & 고흐

by 희원이
201102171038337858511A_1.jpg?type=w1


땀에 찬 양말은 장맛비에 젖어 축축해졌다. 이미 신발은 젖은 지 오래였고, 안에 물이 살짝 차서는 움직일 때마다 양말과 신발창 사이에서 물이 꿀렁꿀렁 하듯 느껴졌다. 촉감이란 제법 선명해서 눈으로 구별할 만큼이 아니더라도 양발과 신발창 사이에서 쉴 새 없이 장마의 위력이 증명되고 있었다. 한동안 신발을 신고 갈 수 없다. 새 신을 신어도 내일 이렇게나 많은 비가 오면 난감한 일이다. 그래도 예전처럼 해가 날 때까지 기다릴 필욘 없다. 세탁소에 맡기면 될 일이니. 또 적어도 이틀 정도만 버티면 또 세탁된 신발로 젖으면 될 일이다. 그렇게 젖은 신발들이 돌아가며 습기와 냄새를 견디고 있었다.

그래도 이런 때에 좋은 일도 있었다. 집에 들어서 신발을 벗을 때, 빈센트 하고 부르면 아이는 젖은 아빠를 보고는 발수건을 가지고 달려오곤 하였으니.







keyword
이전 21화옷과 신발을 오래 곁에 두다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