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 고흐
땀에 찬 양말은 장맛비에 젖어 축축해졌다. 이미 신발은 젖은 지 오래였고, 안에 물이 살짝 차서는 움직일 때마다 양말과 신발창 사이에서 물이 꿀렁꿀렁 하듯 느껴졌다. 촉감이란 제법 선명해서 눈으로 구별할 만큼이 아니더라도 양발과 신발창 사이에서 쉴 새 없이 장마의 위력이 증명되고 있었다. 한동안 신발을 신고 갈 수 없다. 새 신을 신어도 내일 이렇게나 많은 비가 오면 난감한 일이다. 그래도 예전처럼 해가 날 때까지 기다릴 필욘 없다. 세탁소에 맡기면 될 일이니. 또 적어도 이틀 정도만 버티면 또 세탁된 신발로 젖으면 될 일이다. 그렇게 젖은 신발들이 돌아가며 습기와 냄새를 견디고 있었다.
그래도 이런 때에 좋은 일도 있었다. 집에 들어서 신발을 벗을 때, 빈센트 하고 부르면 아이는 젖은 아빠를 보고는 발수건을 가지고 달려오곤 하였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