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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Oct 09. 2024

눈치 보는 한국 문화권에서 튀면 고생한다

놀이글 & 조선풍속화

자유로운 토론, 각자의 시간과 취향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런 건 배운 적 없는 사람들의 사회였습니다. 결국 모난 데 없이 튀지 않고 지내는 걸 선호하기 마련입니다. 튀면 주목을 받고, 공격을 받으니까요.





마음껏 먹자며 중국요리집에 데려가서는 카드를 쾌도난마하듯 휘두르기 전에 "난 짜장!"이라며 이사께서 말씀하시면, 그 묘하게 상한선이 정해지는 듯한 말부림에 모두가 자세를 낮추고 맙니다.  





눈치 없는 범생이가 꼬리를 들어올리며 "탕슉"이라고 했다가는 화살이 '탕! 슉!'' 하고 꼬리를 스쳐지날 것입니다. 





날카로운 시선의 검에 머리카락이 베인 채 까닭 모르게 서늘해질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몸을 낮추고 짜장을 시키는데 혼자 탕수육 먹는다고 신이 났다가 봉변을 당하는 것이죠. 넘지 말아야 할 상한선을 넘고,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넌 것이었습니다. 아, 아, 가련하게도 눈치 없었던 신입사원이여! 그때부터 그는 눈치 없는 사람의 대명사로 등극해서는





"옛날에 말이야, 그런 사원이 하나 있어서. 허허허. 사람이 못된 건 용서해도 눈치 없는 건 용서 못한다고."


회사 모임 때마다 상사의 놀림감이 되곤 하였습니다. 인생은 물레방아라는데, 초반에 고난이 몰려 있어 그렇게 상사의 입방아에 올랐던 것입니다. 그래도 좋은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존버'하는 수밖에 달리 방도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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