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석양 Feb 28. 2022

1시 33분

1시 33분 


온도가 없어지는 시간이었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것들로 한가득인데 

정작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바람은 불면서도 단번에 하늘에 흡수됐고 

열기는 내리쬠과 동시에 얼어붙어 고요함을 자아냈다 


오묘했다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당장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맞닿았다 


나도 내 마음을 더이상 알 수 없다 


불안과 걱정이 피부를 한 겹 더 씌워놓았고 

그걸 뚫으려 미세하게 살아있는 열정이 최선을 다해 꿈틀대고 있다 


오묘했다 


죽고 싶은 마음과 

살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번뜩이는 번개를 만들어냈다 


방법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삭막함에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는 나의 모습이 

한심하면서도 대견했다 


1시 34분 

다시 차들이 다니기 시작했다 

온갖 소음들로 마음이 곧바로 뒤섞였다 


그 틈에서도 나는 조용하게 생각했다 


‘살고 싶어 살아가는 것에 

언젠가는 나의 뜻도 포함되기를’

작가의 이전글 <고요의 바다>를 보고 느낀 사회의 특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