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신발

by 석양

버려진 신발



발목까지 올라탄 신발 두 짝


서로가 없으면 버려지는 탓에

둘은 손을 꼭 붙들고

자신의 시간이 오기만을 하염없이


무료함 속 잠깐의 축제는

달여놓은 약재 사이

비집고 들어온 설탕조각 같은 달콤함


그러나 기쁨도 잠시

시간은 우리를 조금씩 잊어갔고

초침이 달을 가리킬 때

창밖으로 버려지고 말았다


아직 윤기가 흐르는 소가죽

바람과 악수하고 별을 비춰내며

우린 서러움을 벗겨내는 법을 터득했다


고약한 냄새 대신

서늘한 밤공기의 아린 향이

주위를 세차게 감쌌을 때

그때서야 그들은 실감했다


시간의 존재를 알려줄 시간이 없다면

우린 꽤나 느리게 시들어 갈 수 있다는 걸


꽤나 멋지게 흐르는 유성들을 뒤로하고

대지 위를 헤엄칠 수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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