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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May 07. 2024

오늘도 "김치찌개 주세요.".

언제나, 늘, 그렇게..

 "김치찌개 주세요."

온종일 수업이 있는 날, 언제나, 늘, 그렇게 같은 메뉴를 주문한다.

한쪽 자리에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서 내려놓고 셀프서비스 물을 가지러 간다.

물 한 모금 마시고 휴대폰 잠깐 확인하고 마스크를 벗으려는 찰나.

 "김치찌개, 나왔어요. 맛있게 드세요."

언제나, 늘, 그렇게 같은 자리에 앉는, 같은 요일의 점심 손님을 감사하게도 아는 체를 하신다.

오늘은 휴일 다음이라 그런지 손님이 좀 뜸한 점심이라 계란부침도 하나 덤으로 차려졌다.



 매일 오전이 끝나고 잠깐 집에 들어와 쫓기듯 먹는 점심인데 일은 많아도 오늘 같은 날이 제일 한가한 점심이다.

온전히 내 앞에 차려진 것이 내 것이 되는 시간.

빈자리는 큰데 여전히 아웅다웅 시간과의 다툼이 쓸데없이 바쁘다.



 어제부터 내리는 비는 그칠 듯 또 그칠 듯 다시 시작하고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놓고 바쁜 머리를 잠시 쉬는 시간에도 시간만 확인한다.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그때의 이별은 꼭 시작의 봄비 오는 날, 마음을 한 바퀴 휘돌다 뒷감당은 제쳐두고 가버린다.





https://youtu.be/oHReHugZd6 Y? si=HnjXzQKC8 rmLhMUJ


<대문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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