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건 오지 않는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기다리는 건 오지 않는다.
밤새 내리던 비가 그치고 햇살이 고개를 내밀어
한결같은 인사를 하는 날도 약속을 어기고
쉼 없이 내리는 비로 서둘러 아침을 시작한다.
머문 시간보다 떠난 시간이 짧아도
천 년 만 년 시간이 늘어나 원망과 그리움이
뒤섞여 하루를 보태었다,
버스를 기다리다 택시를 탈까
지하철역으로 뛸까
지치는 기다림을 기어이 감수하지 않고
성급한 마음만 바쁘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정류장에 멈추고 떠나는
네 바퀴는 죄가 없다.
기다리고 기다리는 건 오지 않는다.
마음보다 앞선 발걸음이 그렇고
오락가락 봄비로 계절을 헛갈리게 갈팡질팡
내놓는 마음보다 들여다 놓은 게 작아도
결국은 내 탓으로 원망을 접었다.
떠나지 믓 한 것은 내 탓이고
기다려도 오지 않은 네 탓이 아니다.
기다리는 건 쉬이 오지 않는다.
문 밖 발자국 소리에 예민하고
바람 따라 덜커덩 문 소리에 화들짝
반가워 나가도
뒷모습의 그림자는 내 것이 아니었다.
흐린 눈앞에 갈잎이 뒹굴고
이른 새벽 흰 발자국운 좇아도
기다리는 건 오지 않는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