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숱이 더 많아졌네요."
시간을 느낄 때..
시간이 가는 것을 느낄 때는 여러 가지이다.
1년이 시간의 바퀴를 돌아서 다시 그 자리에 멈춘 순간은 떠난 사람의 빈자리를 느끼고 다시 새로운 시간을 가야 한다.
1년 이맘때, 멈출 것 같은 시간이 속절없이 제 갈 길을 잘도 갔다.
1년 전 이맘때, 장례를 마치고 유품을 정리하고 어쩔 수 없이 빈자리를 닦아냈다.
미련으로 붙잡으면 좋은 길을 갈 수 없을 거라는 보내는 사람의 도리로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을 참았다.
분명 좋은 곳에서 편히 쉬고 있을 텐데 놓지 못하는 마음이 발걸음을 잡을까 걱정이 되었다.
언제나 뭔가 정리를 하고 마무리, 그리고 다짐을 할 때 머리카락을 잘랐다.
나서부터 숱 많은 머리는 늘 엄마가 잘라 주었는데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엄마가 손을 놓았다.
워낙 머리숱도 많고 머리카락이 굵어 감당이 안 되었다.
그러면 심통 맞은 입술로 억지 대답을 하고 미용실로 갔다.
"아이코, 머리숱이 정말 많네."
이 말을 오늘도 듣는다.
<가는 날이 장날 >이라는 속담을 설명하며 미용실에 머리를 하러 갔는데 마침 예약이 찬 일로 예를 들었다.
더불어 미용실에서 늘 듣는 말을 해 주었다.
"부러워요. 선생님. 요즘에는 머리카락 많은 사람이 제일 부러워요."
한국에 5년 이상 산 학생들은 대화가 편하게 오고 간다.
다시 1년을 살기 위해 미용실에 갔다.
그리고 오늘도 그 말을 들었다.
"머리숱이 더 많아졌네요."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