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어요.
한겨울 찬 바람이
몰래 숨어들어
몸을 한껏 움츠리고
닫힌 문을 열었다가
닫았다 하지요.
아침부터 저녁을 곱씹어
하루의 길이와 무게를 재고
푹 꺼진 한숨에
몸을 깊게 묻어버렸지요.
토닥토닥 어깨를 툭툭 털어
바람에 먼지를 날리고
또 내일을 깨우겠지요.
그럴 때가 있어요.
남들 다 하는 고민에
홀로 무거운 가방을
놓지도 메지도 못해
안절부절못하지요.
지나갈 일에
억지로 발목을 잡고
홀로 애를 태우지요.
그럴 때가 있어요.
놓으면 편할 것을 손끝으로
흩어지는 모래알을 세며
눈물 바람일 때가 있어요.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