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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발걸음

계절이 지나는 자리

by 봄비가을바람


앞선 발걸음


한낮의 온도가 20C °를 넘어 얼굴로

여름 햇살이 쏟아지고

바삐 걷는 걸음에 눅진한 땀이 맺힌다.

1년을 넷으로 나누어 사계절로 정했지만

예전 그때보다 계절 가늠이 어렵다.

아침 싸한 공기에 옷깃을 여미고

한낮 후덥지근한 온기에 손부채를 흔든다.



파고드는 공기는 그나마 선선한데

곧 올 한여름이 걱정된다.

봄볕 피하자고 펼친 양산이 라벤더로 피고

머리 위에 가린 햇살이 차갑게 식었다.

아직 봄의 정서를 다 누리기 전에

여름 걱정이라니

앞선 마음이 별나다.



올해는 음력 윤달이 있어서 여름이 빨리 온다.

그리고 어느새 두 해를 지나 아버지 2주기가 된다.

그해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아픈 여름을 보냈다.

더디 와도 될 일을 굳이 앞당겨 오는 것 같아

마음 다잡기를 서둘러야겠다.



이제는 봄, 여름, 가을.

떠난 사람들을 위한 비와 함께 계절이 지날 것이다.

다만, 아픔이 다하지 않아도 그들의 평안은 영원하길 바란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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