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단편소설, 수호천사 7

도시의 빛

by 봄비가을바람

창밖을 한참 보던 남자는 노트북을 펼쳤다.

그리고 시선을 고정하고 손가락만 움직였다.

여울은 마주 보고 앉은자리가 불편하여 커피를 들고 커피머신 쪽으로 향했다.

그 순간, 남자가 고개를 들고 여울의 움직임에 따라 시선도 움직였다.

그러다가 여울과 눈이 마주쳤다.

서로 멋쩍은 웃음으로 어색함을 모면하고 여울은 커피머신으로 남자는 노트북으로 눈길을 모았다.



한 시간이 지나도록 남자는 노트북에 열중했다.

아직 영업시간도 남았고 카페 안에는 손님이 없어서 여울은 될 수 있는 대로 남자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머물렸다.

잠시 후, 남자는 고개를 들어 창밖을 응시하다가 테이블 정리하고 일어섰다.

커피 잔을 여울 앞에 올려놓고 눈인사를 한 후 여느 손님처럼 밖으로 나갔다.

여울은 왠지 일방적인 감정의 고리가 떨어져 나간 것 같았다.

왠지 모를 혼자만의 친근함에 얼굴이 달아오를 만큼 무안했다.

그냥 단지 한가한 시간에 자신만의 여유를 찾으러 온 손님일 뿐인데.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봄비가을바람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16년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시인입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고 가수 먼데이키즈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73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단편소설, 수호천사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