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깊은 샘은 갈증에 타들어가기 전에
쉬지 않고 물을 채우고
시간은 덜어 내기도 전에
기억의 탑을 쌓는다.
머물고 떠나는 것은
언제나 내 의지에 반하고
억지를 부려 옷깃을 붙잡아도
차갑게 뿌리쳤다.
밤새 내린 비는 한낮을 적시고
지킬 약속을 다짐받아
가을 안에 머물렀다.
<사진 출처/Pixabay>
<가을이 왔어요> 출간작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16년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시인입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고 가수 먼데이키즈의 음악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