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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의 여행
by
봄비가을바람
Aug 11. 2023
비란 감성을 끌어내기에 좋은 소재라 글을 쓰며 자주 떠올리지만 지난밤, 태풍으로 밤잠을 설치고 실시간 태풍 경로를 살피며 아침을 맞았다.
밤새 오는 비는 언제나 두렵다.
어릴 적부터 비 예보는 우리 집의 중요한 일 중 하나였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더운 지, 추운 지.
사계절의 날씨는 일과를 책임지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태풍이 무섭고 비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큰 지 알기에 일상생활에 그리 불편이 없는 지금도 걱정과 염려가 된다.
한반도를 관통하는 유래 없는 태풍의 향방과 함께 예전 태풍 기록이 소환이 되었다.
<태풍>이라는 말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위력을 지니기에 어느 태풍이든 태풍은 태풍이다.
<스물다섯의 여행>
엄마가 떠나고 헛헛한 마음을 둘 데도 없고 아버지 하시는 일을 도와드려야 해서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다.
그 마지막을 기념하고 앞으로의 다짐을 공고히 하기를 위한 여행을 떠났다.
친구와의 배낭여행으로 대만과 홍콩을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여행에 대한 설렘은 준비하는 과정이 가장 짜릿하다.
여행 중이나 다녀온 후 역시 기억과 추억으로 그리움이 쌓이면 배가 되지만 아직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동경은 만만치 않은 셀렘을 만든다.
하나하나 준비하고 찾아보고 예약하고 예매하는 일은 일상생활에서 맛볼 수 없는 긴장이 있다.
직접 부딪치지 않으면 확인되지 않는 것은 약간
불안감이 생긴다.
하지만 그 불안감이 오히려 여행의 기대를 키운다.
지금 한국어 수업을 하며 중국어권 학습자를 대상으로 할 때에는 다소 조심한다.
여러 언어권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며 유독 중국어권 학습자를 신경 쓰는 이유는 다른 학습자에 대한 예의와 중국어권 학습자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매개어 없이 한국어로만 진행되는 수업에 중국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어권 학습자만 있는 경우, 중국어로 수업을 진행한 적도 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왜냐하면 교수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실제 학습과 연습에 효과가 없었다.
여행은 과정과 결과, 어느 것이나 많을 것을 남긴다.
추억이라는 귀한 보물 외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공고히 하고 확고한 결정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모든 여행이 다 그렇다고 할 수 없지만 <스물다섯의 여행>은 지금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매개가 되었다.
한 번쯤 그만두고, 멈추고 싶을 때가 있다.
수없이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은 진로와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한순간의 좋은 기억은 어떤 일에도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의 불씨가 된다.
꺼지지 않는 불씨는 시간이 오래 걸려야 이룰 수 일도 기다릴 수 있는 힘도 만들어준다.
<대문 사진 포함 by 봄비가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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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어요> 출간작가
17년 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등단 시인입니다.. <시간보다 느린 망각>시산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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