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10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와 첫자리가 바뀌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나도 어른이 되는 걸까.
나도 어른이 될 수 있을 까.
어른은 어떤 모습일까.
설이 지나고 아직 밖은 추워 따뜻한 방 안이 더 좋을 때, 방바닥에 배를 깔고 볶은 땅콩 그릇에서 나는 고소한 냄새가 방 안 가득 노곤함을 더했다.
졸음을 쫓을 양으로 한 손에 책을 펴 들고 눈으로 글자를 좇지만 음절 하나하나가 의미를 새기기도 전에 달아나버렸다.
그 사이를 비좁고 스며드는 생각의 조각들이 하나 둘 덩어리가 되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어쭙잖은 우문을 품은 건 아니지만 끝으로 달려가는 생각은 어른이 되는 두려움이었다.
말끝마다 친구들이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것과는 달리 지금 딱 스물에서 멈췄으면 했다.
막연히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무서움인지, 준비 안 된 일을 시작해야 하는 난감함인지 잘 몰랐다.
스물을 훨씬 지나서 뒤돌아 돌아갈 수도 없을 만큼 멀리 와 버렸다.
하지만, 몸은 멀리 왔지만 마음은 스물에 두고 왔다.
꿈도, 열정도.
아직 그래서 나는 스무 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