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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성 12
기억의 저 편
by
봄비가을바람
May 11. 2023
"우리가 기억하든, 그들이 기억하든 어느 한쪽이라도 기억한다면 존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 하늘 성에 있는 이들은 마음속에 구멍을 하나씩 가지고 있네. 그 구멍으로 어떤 바람이 들어와 머물지 아님 지나갈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네."
"고운. 난 이제 가야 해.
난 여기에 온 이유를
아직
찾지 못 했어.
너는 어때?"
"난, 기다릴 거야.
내가 찾은 답이 맞는지 기다려 볼 거야."
"우리가 동경했던 아래의 세상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곳일까?
난 답을 찾으려고 왔는데 아무것도 모르겠어."
운설은 한숨을 쉬며 소파 깊숙이 몸을 묻었다.
고운은 운설을 바라보다 일어서서 냉장고에서 작은 생수를 두 병 꺼냈다.
그리고 하나를 운설에게 내밀었다.
"냉수 먹고 속 차리라고?"
운설이 피식 웃으며 생수를 받았다.
"너도 조금은 답을 찾은 것 같은데.
하늘 성의 우리는 모든 것이 채워져 있었어.
무엇이 부족한 지 모르니 찾아야 하는 것도 몰랐던 거야.
한 번쯤 속앓이를 하며 제자리를 이탈할 꿈을 꾸는 정도였지."
"그럼, 고운은 답을 완전히 찾은 거야?"
"글쎄, 그건 잘 모르겠어.
하지만 무엇이 부족한 지는 확실히 알았어."
<그렇군. 고운은 답을 찾았나 보네.>
운설은 아래에서의 감촉을 잊지 않으려는 듯 생수병을 꼭 쥐었다.
아침 일찍 고운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제와 같이 일상을 시작하는 루틴을 하나씩 지나며 오늘 하루 일과표를 머릿속에 펼쳤다.
야간
아르바이트생과
교대하며 정산을 하고 새 물품을 받고 재고를 정리하며 바쁜 오전을 보낼 것이다.
시간마다 커피나 담배, 간식거리를 사러 오는 단골손님을 맞을 것이고 혹시 기다리던 반가운 이의 퇴근 시간을 마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운은 답을 찾은 것입니까?"
"그런 것 같네. 자네는 어떤 가? 답을 찾았는가?"
"......."
성주의 물음에 운설은 말없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제 막 다시 시작하는 연인이 운설의 구름 아래를 지나고 있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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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어요> 출간작가
17년 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등단 시인입니다.. <시간보다 느린 망각>시산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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