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점심

아직도 혼밥은 멀었나 봐.

by 봄비가을바람

"몇 분이세요?"

"한 명이에요."

"1인 손님은 안 받아요.

죄송합니다."

한쪽 식탁에 서너 명씩 식탁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나란히 줄을 세워 놓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허락을 구하다 퇴짜를 맞은 무색함에 얼굴이 붉어지지는 않았지만 뻘쭘해졌다.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이동해서 수업하는 날은 밖에서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14년째 반복되는 일에 혼밥은 제법 익숙해졌는데 오늘처럼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퇴장당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수업하러 가기 전에 <이따가 여기서 먹으면 되겠다.>하고 찜해 놓은 식당이었는데 보기 좋게 배신당했다.

바로 옆 식당에서 언제나처럼 분식으로 재빨리 해치우고 다시 오후 수업을 위해 버스에 올랐다.



후다닥 점심 덕분인지 근처 공원에 앉아 멍하니

<거절>, <거부>, <불친절> 등, 큰 수모를 당한 듯 곱씹었다.

아마도 다음 주에 또 그곳을 지나면 불쾌한 점심이 떠오를 것이다.

언젠가 혼밥족들의 점심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홀로 식당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에 이해가 안 되어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데 직접 겪으니 몇 배로 마음이 상한다.

영업장 입장에서 본다면 바쁜 점심을 응대하며 좀 더 수월한 방법을 강구한 것일 테지만 똑같은 점심시간에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혼밥족을 밀어내는 것 같아 섭섭하다.



오래 일을 하며 조용히 홀로 식당에 들어가는 것에는 용감해졌는데 이제 다시 식당에 들어갈 때 용기가 필요해졌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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