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뒤집기

좋은 소리도 거슬릴 때가 있다

by 봄비가을바람

아침을 서둘러 버스 정류장에 섰다.

기다리는 버스는 15분 후에나 온단다.

아마도 방금 지나갔나 보다.

간발의 차이로 기회를 놓쳐 버렸다.

하지만 노심초사 마음이 바쁘지는 않다.

15분 후에 다음 버스가 오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은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도 눈에 보인다.

아무도 없는 버스 정류장에 동행은 아니지만 함께 같은 목표가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마음이 바쁜 티를 내는 사람은 좀 부담스럽다.

또각또각.

또각또각.

다섯 발자국이면 끝에 닿는 버스 정류장을 온통 혼자 차지하고 <또각또각> 구두 소리를 내고 있다.

때론 경쾌하게 들리는 소리가 자꾸 거슬린다.

소리를 내는 사람은 뭔가 불안한 건지, 아님 버릇인지 자신이 하고 싶은 냥을 할 뿐 의도는 없었다.

하지만 주위 사람은 불안한 행동에 불편을 느낀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아파트 어디선가 피아노 소리가 너무 좋아 귀 기울여 들었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너무나도 고운 소리에 끊길까 봐 조바심이 났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엔가 그 고운 피아노 소리가 거슬렸단다.

하루 일에 시달리다가 겨우 아늑한 공간 속에 들어왔는데 느닷없이 방해꾼이 귀 속을 휘젓고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니 도저히 쉴 수가 없었단다.



무엇이든 기준이 있다.

소리도 그 기준이 자신에게 맞춰졌을 때에만 비로소 소음이 아닌 좋은 소리의 역할이 발동한다.

아무리 고운 소리도 거슬리면 그것은 고운 소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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