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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Jul 07. 2023

바람길


바람길



멀리 봄 아지랑이 따라 개나리 춤추는 길에

분홍 진달래 한 움큼 꽃구름으로 피었습니다.

초록 바람이 두 볼에 볼우물을 만들어

두레박을 내려 청아한 물소리를 길어내었습니다.

물바가지에 버들잎 띄우고 후후 불어

님 앞에 내밀었더니 내 손 위에

문득 고운빛이 내려앉았습니다.

숭아빛으로 달아올라 얼굴도 못 들고

바가지 받아 든 손까지 물들었습니다.



옷자락 끝에 남은 물방울이 떨어져

눈물자국 될까 한 발 물러섰더니

못 본 듯 못 본 척 덩달아 뒷걸음질하

고갯길 안부만 묻고 무심히 돌아서

바람길 하나 뚫어놓고 가버렸습니다.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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