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에 머무는 그림자 1
가을을 기다리다.
"코스모스가 싹이 났네."
서연은 길가에 작은 손을 수줍게 활짝 펴고 장맛비에 촉촉하게 젖어있는 여린 코스모스 잎을 보며 한참 서 있었다.
"이제 가을이 오면.."
생각을 머릿속에서 꺼내면 꼬리에 꼬리를 물까 봐 살며시 생각을 내려놓았다.
<가을이라.. >
하지만 결국 생각이 거기까지 갔다.
가을이라고 했다.
가을이 되면 돌아온다고 했다.
"서연 씨, 무슨 생각해? 요즘 이렇게 멍하니 있네."
"아, 네. 죄송합니다."
선배가 눈짓을 좇아가니 서연의 앞에 책을 한 아름 안고 남자가 서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대출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반납입니다."
"여기에 올려 주세요. 한 권은 기간 연장해 드릴까요?"
"네. 감사합니다."
"알겠습니다. 연장해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연은 겨우 일을 마치고 선배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서연 씨를 탓하는 게 아니야. 걱정돼서 그래.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
"네. 별일 없어요."
도서관에서 나오니 잠시 그쳤던 장맛비가 다시 오기 시작했다.
서연은 문득 코스모스가 걱정이 되었다.
걱정과 달리 아기 손을 닮은 작은 잎이 빗방울에 용감히 맞서고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