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장맛비가 잦아들 줄 모르고
집안일에 바깥일에 바빠
정신없는 날,
엄마 생일..
6학년 때 처음 엄마 생일을 알고
처음으로 엄마 생일 파티를 했다.
엄마가 좋아하는 복숭아,
마요네즈에는 왜 버무렸는지
그때는 그게 좋은 건 줄 알았다..
한여름에 메밀묵은 없어서
넷이 모아 케이크로 갈음했다..
고등학교 때 친구 생일이 이틀 차이라
친구 집에 갔다가 시장을 온통 다 둘러보고
겨우 메밀묵을 하나 샀다..
메밀묵이 반가워서인지
땀 투성이 딸이 고마워서인지
연신 좋아라 했다..
곁에 있었으면 오늘은 어땠을까..
좋은 옷, 좋은 음식에 조카와 사위들까지
온 식구 모여 떠들썩했겠지..
아마 그래도 짝 없는 두 자식이 눈에 밟혀
좋은 티는 대놓고 못 했을게다..
시간은 가도 엄마는 마흔아홉 그대로일 텐데
나중에 딸 못 알아보지는 않겠지..
넷 중 맏이라 젖먹이 이후,
제대로 보듬어주지 못 한 건
너무 마음에 두지 마소.
내 나중 만나면 더 품에 파고들 테니..
비가 왔다 그치고 왔다 그치고
장마가 가면 다시 엄마가 간 날,
하나씩 되짚겠지..
너무 울지 마라..
울지 않겠다.
말없이 나눈 다짐으로 살다가
날 좋고 세상 일 다 보고
우리 만나요..
엄마 좋아하는 메밀묵
잔뜩 가지고 갈게..
오늘도 평안하오..
엄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