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길 4

의자가 넘어졌다.

by 봄비가을바람

"이 과장, 왜 이러나?

이러면 일이 더 어려워지네.

천천히 풀어야지."

"결국,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제가 하는 게 맞습니다."

"이보게. 꼭 이렇게 사직서로 할 일이 아니네."

"아닙니다.

이렇게 해서 더 이상 다른 직원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게 해 주십시오."

이 과장님이 사직서를 냈다.

실패한 프로젝트는 끝이 결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렀다.

김 대리의 바람대로 누군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으로 몰렸고 그 책임을 이 과장님이 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남은 직원들은 말도 안 되는 상황에 희생자까지 발생하자 단체 행동을 감행할 듯 들썩였다.

하지만 잠시뿐이었다.

히루, 이틀이 지나자 각자 자기 그릇을 챙기기에 여염이 없었다.



솔은 아침에 출근하자 책상 정리와 컴퓨터에 있는 파일을 정리하고 남은 비품은 탕비실에 옮겨 놓았다.

백팩 가득 개인 물품을 넣고 의자 위에 올려놓은 뒤 흰 봉투를 들고 부장 앞에 섰다.

인사를 꾸벅한 후 사직서를 부장 앞에 내밀었다.

"자네는 뭔가?"

사람한테 하는 말이라고는.

역시 김 대리와 자주 다니는 것이 목격될 만했다.

"사직서입니다."

"그런가."

의자에 비딱하게 앉은 부장은 솔을 향해 웃음마저 비딱했다.

솔은 다시 꾸벅 인사를 하고 백팩을 들고 주위 누구도 쳐다보지 않고 사무실을 나왔다.

솔의 건너편 책상에 앉아 있던 직원의 의자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넘어졌다.

김 대리였다.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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