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길 5

마중

by 봄비가을바람

솔은 조용히 일어나 엄마 곁으로 갔다.

다가가 살며시 엄마 어깨를 안았다.

"엄마, 미안해."

"......."

엄마는 어깨를 안은 솔의 손을 꼬옥 잡았다.

"아니야.

왜 미안해.

우리 딸 고생했다."

솔과 엄마는 한참 함께 울었다.



"엄마."

"좀 더 자고 좀 더 쉬어.

학교 다닐 때도 졸업학고 나서도 한 번 제재로 쉰 적 없잖아."

엄마는 1년여 월급을 차곡차곡 모은 통장을 솔의 앞에 내놓았다.

첫 직장에 대한 설렘과 기대로 월급 통장을 만들고 엄마한테 맡겼다.

물론, 오랜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돈 관리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지만 직장 생활을 하며 엄마가 편하게 생활비를 쓰기를 바랐다.

하지만 솔의 매달 용돈조차 월급 통장에서 쓰지 않았다.

"쓸 수가 없었어.

이렇게 힘들 게 번 돈인 줄 알면서 어떻게 써."

"엄마, 나도 못 써."

엄마와 솔은 또 서로 글썽이는 눈을 보며 서로에게 미안해했다.



솔은 늦은 오후, 잠깐의 외출을 했다.

버스 정류장에 서서 하나둘 지나는 버스를 보며 다음 도착 버스의 시간을 확인하고 있었다.

<잠시 후.>

버스 번호를 확인하고 다가오는 버스의 뒷문을 살폈다.

"아빠!"

구부정하게 고개를 숙이고 버스에서 내리던 아빠는

생각지 못 한 딸의 목소리에 금세 웃는 얼굴이 되었다.

"딸, 어두운데 왜 나왔어?"

"아빠 마중 나왔죠."

"옛날 생각나고 좋은데, 우리 딸 힘들까 봐 그러지."

"아빠도 옛날 생각나요?"

솔이 고등학교 때 늦은 귀가에 늘 아빠가 마중을 나왔다.

무거운 가방을 받아 들고 성큼성큼 앞서 집을 향해 걸었다.

하지만 오늘은 솔이 은근슬쩍 아빠와 팔짱을 끼었다.

"아빠, 우리 치킨 사가지고 가요."

"그럴까."





by 봄비가을바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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