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징징!
아침 일찍 휴대폰 진동벨이 울고 있었다.
솔은 이 시간에 전화할 사람이 없어서 무시하고 휴대폰 쪽으로 눈길도 주지 않고 방을 나왔다.
출근을 서두르는 아버지를 위해 엄마의 일손을 도우며 아침 준비를 했다.
서로 살가운 대화는 오가지 않았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은 온기가 넘쳤다.
"다녀오세요."
아버지의 출근길을 배웅하고 솔은 <조금 더 자라.>는 엄마의 말에 <괜찮다.>고 대답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왠지 이 시간에 엄마와 마주 앉아있는 게 아직은 어색했다.
엄마가 거실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켜는 것을 보고 방문을 닫았다.
징징징!
휴대폰 진동벨이 울렸다.
아까 그 전화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이 과장님이었다.>
"여보세요?"
"아, 윤솔 씨.
아침 일찍 미안해요.
이 시간에 이런 소식도 미안한데.."
"네!? 네."
"저, 김 대리가 죽었어."
"네!?"
"어젯밤에 회사 근처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대.
병원으로 옮겼는데 이미 심정지 상태였대."
"왜요?
무슨 일로?"
솔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김 대리의 갑작스러운 비보를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어젯밤 늦게 장례식장이 꾸려지고 내일 아침이 발인이래."
"....."
솔은 한동안 말없이 이 과장의 말만 듣고 있었다.
"가 봐야지?"
"네."
"내가 조금 있다가 솔 씨 집 근처로 갈게요."
"네. 과장님."
솔은 전화를 끊고 멍하니 벽을 보고 앉아 있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옷장 문을 열었다.
조문객으로서 입을만한 게 있는지 찾다가 처음 회사 면접 때 입었던 검은색 바지 정장이 한쪽에 있는 게 보였다.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있음에도 눈도 안 갔는데 오늘처럼 이렇게 입게 될 줄은 몰랐다.
옷장에서 꺼낸 옷을 보니 상태도 괜찮아 다림질만 하면 될 것 같았다.
"솔 씨, 나 지금 출발해요.
20분쯤 걸려요."
"네."
솔은 이 과장과 통화 후, 옷을 차려입고 거실로 나왔다,
"다녀올게요."
"그래."
엄마는 기가 막힌 전화 내용을 듣고 말을 아꼈다.
말을 보탤수록 솔의 심정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동현관을 나와 단지 밖으로 나오니 저만치 이 과장의 차가 보였다.
<출처/Pixabay>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