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불기

by 염미정



남편은 내가 모자 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외출 전에 내가 치장을 마치고 안방을 나오면

남편은 내 차림새를 한번 훑고 나서

뭐가 예쁘고 뭐가 별로인지 꼭 말을 해주는데


최근에 예쁘다고 한건

마쥬 블라우스랑 얼마 전에 산 무스탕.

그런데 모자를 쓰면 너무 튄다고 생각하는지

대체로 벗으라고 할 때가 많다.




처음에는 관심과 애정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고마웠지만

점점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는데

이 경우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기분이 별로라서다.


남편 말씀을 듣고 스타일을 바꾼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부정당하는 느낌이라 싫고

이 악물고 고집부리면

나는 남편 취향이 아닌 여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제 누구의 취향이 될 생각은 없긴 해도

이건 가드 불가능한 기술이구만.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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