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의 역설

by 염미정



'사랑한다'는 말을 망설여 본 적 있을까?

왜인지 책임감이 느껴져서, 상대가 부담을 느낄까 봐, 소중한 한 사람에게만 하고 싶어서...

나의 경우, '사랑해'라고 말할 때 오히려 사랑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 반대라기보다는 사랑까지는 아닌 가벼운 마음으로 내 사랑을 평가 절하해 그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고마운 선물을 건네받을 때) 친구야 사랑해

(서비스를 받았을 때) 사장님 사랑해요

(예술적 영감을 받았을 때) 작가, 감독님 사랑해요

(존잘남을 봤을 때) 손석구 사랑해요

(건배사) 여러분 사랑합니다


반대로 좋아한다, 보고 싶다는 말은 무조건 진실일 수밖에 없는데

사랑과 수평한 무게는 아닐지 몰라도 그 말을 대체할 수 있는 표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랑하지만 사랑하진 않는,

좋아하지만 사랑에 근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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