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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강 Sep 28. 2022

팔봉산, 물 위에 떠가는 동양화

百山心論 6강 7장 59산 팔봉산


마음으로

산을 보니


같은 산이


기도 하고

기도 하네



3봉에서 본 홍천강


팔봉산(327m)을 다녀왔습니다.


가을 같은 서늘한  내리고

크진 않지만 소문난 

날카롭고 미끄러운 8개 봉우

출발부터 고민되었습니다.


폭우시 입구 폐쇄된다 말 듣고

전화하 현재는 열었지만

어찌 될지 몰라

 좋을  오시라는데


물질하던 일행 셋 

서로 날짜 맞추기 쉽지 않은지라 

일단 가서 생각하기로 합니다.



미끌미끌


홍천강 떠가는

아담한 녹회색

여덟 폭 동양화


비에 젖어

물에 젖어


금방이라도

구겨질 듯

운무 속 흘러갑니다.



팔봉산 전경


음기 강한  

양기로 달랜다고

입구에 세워진 남근석 

다큐일까 예능일까?


굵어지는 빗줄기

우회길 일러주는

친절한 매표소 직원 설명 듣고 

일단 올라가서 

상황 따라 판단하기로 


미지의 세계 하는 입구처럼

봉긋이 열려있는 출입문 지나


질퍽하고 매끄러운 

흙길 돌길 나아갑니다.


.

입구 남근석


팔봉산은 강원도 홍천군 서면에 위치하며

홍천강이 좌우를 휘돌아 나갑니다

낮은 산이지만, 산세가 아름다워 놀라고,

일단 산에 올라보면 암릉이 줄지어 있어

산행이 만만치 않아 두 번 놀란다는

산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대한민국 구석구석)


인증은 가장 높은 2봉에서 하게 되어 있는데,

 좋으면 다소 위험해도 8개 암봉 오르내리고  

하산 후 강가 잔도 걷는 재미 쏠쏠하겠지만 

평소에도 등반사고 잦은 곳인지라 

오늘 같은 비바람 거센 악천후에서는 

여간 조심스럽지 않습니다.



팔봉산 등산로


20여 분 빗길 오르자

가로막는 거대한 1봉 암벽

우회길도 있지만

일단 시험 삼아 도전!


깎아지른 뾰죽삐죽 암괴

미끄러지면 대형사고인지라


비와 땀에 젖은

끈적한


손잡이 겸 발판 

호치키스 의지해 


조심조심 

한손한손 

한발한발


멀리 곰탕  

홍천강 굽이쳐 갑니다.



1봉


자그마한 1봉석 지나 

정상 2봉 향해 내리는 길도 

수직 절벽


푸른 이끼 가득한 바위 아래

터줏대감 두꺼비 한 마리

보호색 띠고 어슬렁댑니다


물먹은 암괴 가로막는

2봉 오르는 길

기름 바른 듯 반질반질


빗줄기 계속 굵어지는지라 

안전 위해 직등 포기하고 우회

3봉 사이에서 백하여 오릅니다.



2봉 가는길


우회 뒷길도

가파르긴 매한가지


네발로 기다시피 닿은

최고봉 2봉


비 그을 곳 없는

문 잠긴 사당 한채 

앙증맞은 삼각김밥 정상석

비바람에 떨고


운무  떠가는 

3봉이 신비롭습니다.



2봉과 운무 속 3봉


거세지는 비바람

고냐 스톱이냐 고민하다


악천후 속

함부로 목숨 걸 일 아니란 판단에

3봉까지만 오르기로 합의


올라온  다시 내려 

비에 젖어 반질반질한 

사다리 수직계단 오릅니다.



3봉


물안개 피어나는

천 길 절벽 고사목 너머

아스라이 홍천강 흘러나가


기암괴석 산그리메 이어져

멋진 수묵 산수화 피어나는데


빗줄기 더욱 굵어지는지라 

산행 1원칙 '안전산행' 위해 

4~8봉은 눈팅으로 만족하고

서운한 발길 접습니다.



3봉풍경


질펀하고 미끄러운 하산길

천히 걸어

강 언덕 닿았습니다.


비가 와도 좋은 

종주 못해 아쉽지만


욕심 버리고

안전 지킨

쌈박한 산행이었습니다.



홍천강과 팔봉산


*2022년 8월 30일 거센 비바람 치는 날, 친구와 후배와 함께 했습니다.

*매표소~1~3봉~원점회귀 총 1.7km 2시간의 굵고 짧은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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