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의강 Oct 09. 2022

구봉산, 미완의 아름다움

百山心論 7강 3장 63산 진안 구봉산


정답이 있었던가?


그때그때

다른 답


지나고

풀린 뒤에야

스스로 드러나는 답


그것도

백퍼는 아닌



 호흡

한번 더 참고

기다려야겠지요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는대로


아닌 거는

아닌 대로



바위에 뿌리내린 나무들


구봉산(1002m) 다녀왔습니다.


가파른 1봉 오른 

봉봉이 다른 풍경

이쁘게 꽃 피운 여덟 꼭대기


오르고 내려

9봉 가는 길


지금까지는 무효

새로운 산 하나 시작됩니다


오봉산은 다섯 봉

봉산은 일곱 봉

금강산은 만 이천 봉


구봉산은

여덟 봉과

큰 산 하나



여덟 봉, 큰 산 하나


산악회 버스 한참 달려

'무진장'의 마을 진안 도착


가파른 절벽 험한 산세

근까지도

락사고 잦은 


1봉부터 9개 봉우리

초입부터 거친 오르막


깊은 숲 내음 


코가 뚫리고

가슴 상쾌해지며

온몸에 충전 등 피어납니다.



1봉 가는 길


구봉산은 전북 진안군 주천면과

정천면의 경계를 이루며

덕태산, 운장산과 함께 노령산맥에 솟아있고,

기암괴석의 9개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으로

섬진강의 발원지이기도 합니다.(두산백과)


언뜻 9개의 봉우리라지만

굳이 따진다면 열 개로도 열한 개로도 셈할 수 있어

십봉산 십일봉산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감상으로도 그렇고 미완의 의미를 가진

'구봉산'이 더 잘 어울려 보입니다.


강원, 대전, 여수, 부산 등에도

구봉산이란 이름 여럿 있는 이유이겠지요.

  


구봉산 정상 천왕봉


40분 올라 1봉

양지 녁 고운 보라

층꽃나무 흐드러진 비탈


오르락내리락 

가파른 봉들 

각기 다른 산그리메


너른 계곡 너른 벌판

풍요와 온화함 가득합니다.



1,2봉 풍경


신선들 노니는 구름정


4,5봉 사이 

천 길 낭떠러지


구봉산 명물

출렁다리 한 줄기

아슬아슬 이어지고


다리는 출렁출렁

마음은 흔들흔들



4,5봉 풍경


6,7봉 지나


절벽에 걸린

하늘계단 오르고 내려

바위 뿌리내린 나무 지나

산 그림자 떠가는 저수지


8봉 근처

등에 지고 가는 것보다는

배에 넣고 가는 게 을 듯


바람 피할 명당 찾아

용담호 너머

겹겹이 주름져가는

호남의 산맥들 바라보며

한 끼 식사 즐깁니다.


행동으로 감동 주는 친구처럼

산도 예쁘지만

산을 둘러싼 풍경과 잘 어울려

더욱 멋진 산입니다.



8봉에서


정상 가는 길

다시 시작하는 산행


천왕봉이라 불리는

9봉의 웅장함

익히 들었지만


8봉에서 한참을 내려

삼거리 '돈내미재'


수백 미터 직벽

올라온 만큼 다시 오릅니다.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느낌

1일 2산 진배없습니다


된비알 돌길 계단 사다리

깊고 깊은 원시의 절벽

얼크러진 가시덩굴


오르고 오르고

또 오릅니다.



천왕봉 가는 길


정상 천왕봉


산허리 적시는

용담호 굽이굽이 떠오르고


사방팔방 이어지는

깊고 푸른 산그리메


두 귀 쫑긋 마이산

손에 잡힐 듯


끝없이 이어지는 능선 하나

운장산으로 남서진 합니다.



천왕봉, 정상이자 9봉


내리는 길


가을바람 스산하게

낭떠러지 능선 위 넘나드는데


돌아보니


지나온 8개 봉우리

칼날처럼 이어지고


구불구불 용담호

산 넘어 논밭 지나

구봉저수지 샘물로

다시 솟아나는 듯



지나온 팔봉, 용담호와 구봉저수지


머언 하늘 바라보며

세월 견딘

위풍당당 소나무


1천 미터 내리 꼽는 수직 하강

발밑 구르는 돌 부스러기 미끌미끌


깊은 숲

물 마른 계곡길

한참을 이어집니다.



하산길


물봉선화  시골길 따라

포장도로 걸어 원점회귀


보다는

아홉이나

열 하나가

포근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하는 생각 너머로


여덟 개 봉우리

큰 산 하나

중후한 모습 드러냅니다.



물봉선화와 구봉산


*2022년 9월 14일 흐리고 바람 불었습니다.

*주차장~1~8봉~돈내미재~천왕봉~바람재~원점회귀 6.2km 4시간 40분 혼등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궁평항, 걷고 걷고 또 걷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