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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강 Jan 12. 2023

민주지산, 山內山 山外山

百山心論 9강 3장 83산 민주지산


오르는 고단함
내리는 아찔함
평지의 무료함


한마음

먹기 달린

세상사



평지의 무료함이

한없는 평안으로


내리는 아찔함은 

오히려 가슴쫄깃


오르는 고단함은

차라리 오르가즘



민주지산 운해


민주지산(1242m)을 다녀왔습니다.


산 안에

산이 있고


산 밖에

또 산 있어


백두대간 길 따라

황악에서

덕유로


산의 물결

산의 바다


산이 만개한


민주지산



산중산 산외산


'돌아서면 가로막는

 나즈 목소리~',


'내가 그리 만만합니까?'


'내가 그리 나쁩니까?'


아침 개 가득한 고속도로

'헤어질 결심' ost와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영화 대사 떠올립니다.



안개


서울서 3시간,

 

칼 든 장수가 말 타고 넘었다는

24번 굽이치는 충북 영동 '도마령' 

이미 해발 840m

고개 정상 들머리 '상용정' 도착


1000m급 각호산 민주지산 석기봉과

삼도봉으로 남진 후 턴하여

물한계곡으로 북진하산하는 봉우리 봉우리

13km U자형 대장정 시작합니다.



등산 진행로


도마령서 각호산까지 1.5km

곧바로 꾸준히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


성긴 나뭇가지 사이

주변 산들 함께 걸어.


각호산 앞두고 조망 터지며


겹겹이 산 넘어 덕유산맥 떠오르고

수많은 봉우리들 넘실댑니다.



각호산 가는 길


호랑이 얼굴 각 잡은

바위 봉우리 각호산에 서니


운무 속 일렁이는

산의 물결


다시 내리고 다시 오르고

 번을 반복해야 할


민주지산 봉우리들

꿈틀대는 갈색 등근육



각호산에서


민주지산(眠周之山)은 소백산맥 중앙에 있고,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의 접경이자

산 남동부 삼도봉은 충북전북경북의 경계이며

사방이 급경사를 이루는 화강암지역으로

남쪽·서쪽 사면에는 무주 남대천이 흐르며, 동쪽사면에는 송천이 흐릅니다.(다음백과)


민주(民主)와는거리가 있으며

'생김새가 미끈하게 곧고 길다'는 뜻의 사투리 '민두름하다'를 일본식으로 표기하였다는데

가리왕산 등 몇 안 되는 네 글자로 된 이름을 가진 산입니다.



민주지산 능선


이런 민주지산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습니다.


1998년 4월 1일 내리던 비가 갑자기 눈보라가 되고 체감온도 영하 30도의 추위가 몰아닥치는 등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과 통신장애, 대대본부의 현장에 대한 지휘 판단 미스로 많은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천리행군 중이던 특전사 장교 1명과 부사관 5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당시 사건을 배경으로 국방부에서는 '아! 민주지산'이라는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지요.


자연의 무서움을 일깨우는 비극적 사건이었고,

이후 정상 하단부에 자그마한 대피소와 위령비가 설치되어 지나는 산객들 마음을 숙연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대피소와 위령비


구름 사이

서광 쏟아지는

우뚝 솟은 정상


거센 바람 몰아치며

사방팔방 뻗어나간 산들

구름바다 넘실대고


지나온 봉우리

가야 할 봉우리


길고 곧게 뻗어나갑니다.



정상 풍경


정상 너머

안 녹은  눈사이 가파른 비탈


다시 석기봉 오를 생각에

지나온 길 돌아보며

너무 깊이 내리지 않기 바랍니다.



석가봉 가는 길


바람과는 달리


한참을 내리다

다시 가파르고 까마득한

마애삼두불 미소 머금은

뾰족 암 석기봉


무성한 조릿대 헤치고 오르는

미끌미끌 수직절벽



석기봉


석기봉 너머


황악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 삼도봉



다시 내리고 오르는

네 번째 봉우리


드디어 삼도봉 너른 평지

운해 속 덕유산맥 아스라하고


충북 영동 전북 무주 경북 김천

3개 도의 경계와 화합의 상징

멋진 조형물 반겨줍니다.



삼도봉


물한계곡과 황룡사 지나

물한리로 내리는 길


수량 풍부한 계곡과 폭포

키 큰 나무 깊은 낙엽


촉촉

몸 촉촉


완만하고 포근한 풍경



뜨끈한 해장국에

소주 한잔


1일 4봉의 피곤함

말끔히 씻어줍니다



물한계곡


*2022년 12월 10일 안개 자욱하고 흐린 날 산악회버스 타고 친구와 둘이 올랐습니다.

*도마령~각호산~대피소~정상~석기봉~삼도봉~물한계곡 총 13.4km 6시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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