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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강 Feb 01. 2023

팔영산, 섬꽃 구름꽃 피고 지는

百山心論 9강 11장 90산 팔영산


하늘에 구름꽃

바다에 섬꽃

산에는


마음은 바람


봄이 서성대는

꽃만발 팔영산



꽃꽃꽃


팔영산(608m)을 다녀왔습니다.


큰일하는 독수리 5형제 고교 동기들

멀고도 먼 남쪽 끝 고흥반도 향해

오랜만에 뭉쳤습니다.


전국 각지로 떠나는 산행버스

사당역에 수십 대 줄지어있고

양재는 두 겹으로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서울서 4시간 반

몸이 뒤틀랄 즈음 도착한 전남 고흥


싸한 바람 속에도

남해 따듯한 기운 묻어납니다.



남도의 햇살


해수면에서 오롯이 6백 고도 올리는 산행


남쪽 능가사에서 북진하다

1봉인 '유영봉' 오른 후 동진하여

여덟 봉우리 오르내리고 북진하여 정상 찍은 후

다시 남서진하여 원점회귀하는 환형종주 코스입니다.



탐방로


입구에서 능가사와 자연휴양림 지나니

거인의 왕관인 양 여덟 봉우리 빛나고


귀를 간질이는 싱그러운 바람

따듯한 햇살 맞으며


야자수 매트와 돌계단

완만하지만 꾸준한 오르막 시작됩니다.



들머리 전경


중간 기착지 흔들바위

도저히 흔들릴 정도 아닌데

지나는 산객 한 번씩 도전해 봅니다.


인근에서 주인 없는 핸드폰 소리 들리기에 받아보니

누군가가 분실하고 가버린 것,

그 안타까운 마음 잘 알기에

잘 챙겨 두 번째 봉우리에서 만나 전해줍니다.



흔들바위


된비알 지나 한 시간 여만에 오른 1봉 '유영봉'

마른 가지 거친 암릉 너머 펼쳐지는 다도해


푸른 하늘 푸른 바다

뭉실뭉실 피고 지는 구름과 섬

꽃잎 되어 바람에 날리는데


어디가 하늘이고 산이고 바다인지

천지가 꽃되어 바람 되어 흘러갑니다.



친구가 싸 온 과메기와 수육 달게 나누어 먹고

능선에 부는 시린 바람 피하여

소풍가듯 다음 봉 나아갑니다.



1봉 유영봉


2~8봉 가는 길


허공을 떠다니는 듯

오를 때는 하늘 속으로

내릴 때는 바닷속으로


호치키스와 손잡이 등장

두발 두 손 모두 사용

계단 아닌 사다리

길 아닌 절벽

아슬아슬 잡고 딛고 나아갑니다.



봉우리 오르는 길


팔영산은 백두대간에서 뻗어 내려온 산줄기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산으로, 전남 고흥군에 있으며 1998년 전라남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가, 2011년 국립공원에 편입되면서 현재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팔영산지구로 불리고 있습니다.


팔영산() 이름은 금닭이 울고 날이 밝아 햇빛이 바다 위로 떠오르면 이 산의 봉우리가 마치 창파에 떨어진 인쇄판 같은 모습을 보여 ‘영(影)’ 자가 붙었다는 설과 세숫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의 그림자를 보고 감탄한 중국의 위왕이 이 산을 찾으라고 명하였는데 신하들이 전남 고흥에서 그 산을 발견한 것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고흥군에서는 1998년 초 각 봉우리 정상의 고유 이름을 표지석에 새겨 놓았는데, 제1봉은 유영봉(491m), 제2봉은 성주봉(538m), 제3봉은 생황봉(564m), 제4봉은 사자봉(578m), 제5봉은 오로봉(579m), 제6봉은 두류봉(596m), 제7봉은 칠성봉(598m), 제8봉은 적취봉(591m)이라 합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팔영산 2~8봉


뾰족 삐죽 솟은 모든 봉들의 오르내리는 길이 장난 아니며 특히 종처럼 우뚝 선 여섯 번째 두류봉은

거의 암벽등반 수준입니다.


팔영산 북쪽 곡강지구에서 강산폭포 따라 오르면 만나는 '선녀봉'과 정상 '깃대봉'까지 10개 봉우리가 그림처럼 어우러져 섬들 떠다니는 다도해 구경하며 암릉 타는 재미가 아찔하고도 쏠쏠합니다.



4, 6봉 오르는 길과 선녀봉


세찬 바람맞으며

오르내리던 봉들

나아갈 봉들 바라보며


7봉 입구 통천문 지나니

새로운 바다 새로운 하늘 열립니다.



돌아본 봉우리와 통천문


하늘과 엉킨 바다


하늘에 잠기고

구름에 가리고

바다에 떠가는


겹겹이 이어지며

꽃 되어 피고 지는


섬섬섬



섬섬섬


팔봉 앞두고 암괴 사이

아련히 떠오르는 정상


키 작은 나무들 사이

아담한 능선 오솔길 끝나며

또 다른 섬 뒤로하고

깃대봉 마주합니다



정상


8봉으로 회귀하여

탑재로 내리는 길


낙엽송 돌계단 계곡길

임도 가로질러

편한 길 이어집니다



탑재 가는 길


정상서 한 시간 남짓 내려

휴양림 근처 주막에서 나누는

막걸리 한잔이 꿀맛이고


능가사 뒤로하고

버스에 올라 단잠에 빠집니다.



주막집과 능가사


9시간의 긴 이동이었지만

친구들과의 즐거운 남도산행이었습니다.




사자봉에서


*2023년 1월 29일 맑고 찼지만 따스한 기운 감도는 남도의 산을 산악회 바스 타고 친구들과 다녀왔습니다.

*주차장~능가사~자연휴양림~1~8봉~정상깃대봉~탑재~능가사~환형원점회귀 총 7.4km 4시간 반 놀며 쉬며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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