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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강 Feb 25. 2023

연인산 명지산, 무아지경 물아일체

백산심론(百山心論) 10강 5장 95, 96산 연인산 명지산


넘으면 된다고?


아니야


다시 또

 

있을 뿐



돌아보며

알았네



아니고


가슴 저리게

걸어가

바로 지금



기적이고

행복이고

무지개임을



명지산 설경


연인산(1068m)명지산(1267m) 

연계하여 다녀왔습니다.


경기의 1000m급 맹주

산이 하도 커 단독 종주만으로도

연인산 6시간, 명지산 7시간 소요되지만


고개 하나 두고 붙어있다는 이유로

17km 오르내리락 8시간 

하나 묶은 어마무시한 코스


산악회 일정 맞춰 몇 번 시도했으나

혼자서는 엄두 나지 않아 미뤄두었던


더군다나 한겨울이지만

함께할 친구 생기고

일타쌍피 욕심 버리지 못해

졸업시험 보는 마음으로 도전


버스 떠나는 시간 뒤처지지 않으려

각별히 체력안배하고 선등자들 기록 분석하여

연인산 정상, 명지3봉, 명지산 정상

세 군데 고비와 주요 기착지 통과 시간 정리하고

수차례 도상연습까지 했습니다



안내산악회 일정


연인산은 경기도 가평군 3개 읍면에 위치한 천혜의 자연공원으로 화전민들 많던 무명산이었는데, 1999년 '연인산'이라 이름 짓고 능선에도 '소망 우정 장수'라고 브랜드 네이밍하여 애틋한 사랑전설까지 더하여 '연인들이 함께 오르면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산'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동으로 장수봉, 서로는 우정봉, 남으로 매봉·칼봉이 연인산에서 발원한 용추계곡을 감싸 연중 강수량이 풍부하고 토양이 비옥해 여러 종의 고산식물과 얼레지, 은방울, 투구꽃 등 많은 야생화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각 능선마다 원시림과 함께 잣나무, 참나무, 철쭉 군락이 자생하는 산입니다(연인산도립공원).



연인산 정상


사당역서 2시간

윗 주차장까지 버스가 올라 2km 단축

흐뭇한 맘으로 눈 쌓인 들머리 진입


소망능선 잣나무 무성한 입구 지나

이무기 용되어 승천했다는 동굴까지

포근한 육산 무난한 오르막 이어지고



들머리와 동굴


계속되는 가파른 눈길 오르막

아이젠 장착 후

빡센 경사 헐떡이며 오르다가 


연인들 좋은 추억 남기러 왔다 

너무 힘들어 싸우고 간다는  

그럴 수 있겠다 미소 짓습니다.



눈 덮인 오르막


1시간 50분 만에 정상 도착

위트 있는 이정표 웃음 주고


한북정맥 너머 운악산과 경기 최고봉 화악산

연인산 둘러 병풍처럼 펼쳐지는데

가야 할 명지산 우뚝 솟은 봉우리들



연인산 정상


급한 내리막 지나

연인산과 명지산 잇는 '아재비고개'


명지3봉 가까이 다가오고

을씨년스러운 개 넘나드는

눈기운 잔뜩 품은 매운바람


'오래 쉬면 땀 식어, 마이 추워~'


킬킬거리며 간단 중식하고

다리에 쥐가 난 친구는 아쉬움 속 B코스로 하산

후배와 둘이 2차 고비 명지3봉 오릅니다



아재비고개


 다이빙이 다음 다이빙 잔류 질소 영향 주듯

1차에 꺾은 술이 2차의 취기 더하


이미 한 산 한 몸인지라

6백 m 고도 다시 올려야 하는 가파른 된비알

힘들게 힘들게 다가오는데


3봉 거의 다와 갓 피어나는 상고대 

거친 바람엔 눈까지 실리


겨울 왕국 멋진 풍경

산객의 지친 몸에 에너지 실어 줍니다



 상고대


명지3봉 전망대


운무에 젖어드는 산그리메

지나온 연인산 곰탕 속 잠기어가고


 쌓인 기묘한 나무

아스라한 마을 돌아보며


가랑비 올 때나 비 가리려 뛰어가지

이미 젖은 뒤엔 오히려 느긋해지는 법,


이제 나아가나 돌아가나 

똑같은 한가운데


어차피 가야 할  

기왕이면 정상 향해

천천히 더 즐기며 더 감상하며



명지3봉에서


명지2봉 지나

본격적 눈발 날리며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

온천지 설국인데


상고대 가지 사이

어서 오라 손짓하는

산정의 잿빛 미소



명지1봉


명지산은 가평군 북부 산악지대 광주산맥 준봉들 가운데 하나로서 정상인 명지1봉과 명지2,3봉 세 봉우리를 거느리고 수량 풍부한 명지계곡과 잣·토종꿀·밤으로도 유명한 경기도 제 2고봉입니다.


가평군 북면의 북반부를 거의 차지할 만큼 산세가 웅장하며 산림이 울창하여 경기도내 명산 중의 하나로 꼽히는 깊고도 크고 넓은 산입니다(다음백과).



정상을 향하여


출발 5시간 반,


아무도 없는 정상

칼바위 사이 솟아있는 정상석

돌아본 봉우리 봉우리
눈바람에 출렁이고


버스 시간 못 맞출 염려

악명 높은 하산길 내리꽂을 걱정

모두 접어두고


예까지 왔다는 안도감에 

흰 눈 떠가는

평화로운 심산유곡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명지산 정상


미쳤다고 소문난 내리막

수직하강 5.4km


각오 단단히 해서인지

생각보단 덜 쌨지만

그래도 아찔아찔


끝없이 이어지는 명지계곡

여름 알탕 성지답게

깊고 풍부한 수량


눈 덮인 얼음 밑 흐르는 물소리만

계곡의 정막 깨웁니다.



내리는길


깊고 깊은 계곡

'매트릭스' 한 장면처럼

갑자기 정지한 풍경


바람도 멎고

시간도 멎고

중력도 사라진 듯


내리지도 오르지도 않고

허공을 떠가는

함박눈 송이송이


겨울의 승천

봄의 강림


그 교차점을

무아지경 물아일체

한참을  놓고 바라보았습니다.



명지계곡


두 시간 넘어 내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고 깊은 계곡


승천사 입술연지 찍은 듯 푸근한 부처님

멋진 풍경으로 맞아주심 감사하며


졸업시험이라 생각했는데

졸업여행처럼 즐거웠던

힘들었지만 멋진 산행


소주 한잔에 담았습니다.



승천사


*2023년 2월 14일 맑은 날 산중에서는 눈이 내렸고 안내산악회버스 타고 다이빙친구, 후배와 셋이 올랐습니다.

*백둔리주차장~소망능선~연인산정상~아재비고개~명지3봉~명지2봉~명지산정상~명지계곡~승천사~익근리주차장 총 15.1kn 7시간 50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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