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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강 Mar 14. 2023

관악, 회귀를 告합니다.

백산심론(百山心論) 10강 10장 종강 다시 관악산

100산을 마쳤습니다.


2022년 1월 19일

눈 내리는 관악에 출발을 아뢰고

BAC(블랙야크) 앱 기준 1월 22일 함백산에서 시작

2023년 3월 11일 칠갑산에서 100산 끝내

3월 12일 비 내리는 관악에 돌아와

완등을 고하며 마무리하였습니다.


고맙게도 많은 들이 축하해 주셨고

등산장비에 맛난 음식에 케이크를 선물해 주고

고교 친구들은 플랑카드까지 만들어

비바람 쳐서 더욱 멋진 관악을 우정등반하며

완등잔치까지 찐하게 해주었습니다.





<왜 100산을?>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하여,


견디기 위하여,

꽃 따라, 물 따라, 단풍 따라, 눈따라

바람 따라, 친구 따라

산이 불러서,

그냥 좋아서,...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첫 번째는 역시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서'


였고, 산은 충분이 그 느낌을 내어주었습니다.



<언제 어떤 산들을?>


2022년 1월 19일 관악산 필두로   

함백 도봉 방태 계방 

주왕 오대산비로봉 수락 소요 월악 10을,


3월 5일 경남가야산 시작으로   

유명 용문 용봉 마니

덕항 동강백운 계룡 가지 신불 20산을,


4월 16일 광청종주(청계) 출발하여  

삼악 축령 운장 치악 

대둔 한라 지리천왕봉 지리바래봉 충남가야 30산을,


5월 21일 소백산에서

천성 금정 경주남산 팔공 태백

황매 황석 오대산비로봉 천마 40산을,


6월 17일 재약산에서

지리산반야봉 백덕 원주감악 용화 오봉

두타 칠보 가리 설악 50산을


7월 17일 화왕 비슬산에서

가리왕 금수 태화 무등 북한 대야 팔봉

내장 백암 내연 구봉 속리 조령 주흘

도락 장안 응봉 조계 70산을


11월 4일 천태산에서

광덕 오서 천관 덕룡 달마 두륜

선운 내변 불갑 금오 황악 민주지

청량 덕유 운악 방장 청화 모악 팔영 90산을


2023년 2월 1일 동악산에서

월출, 파주감악, 마이, 연인, 명지,

화악, 광양백운, 구병, 칠갑산으로 100산을 하고


다시 시작하는 뜻에서

101 산으로 관악을 찾아 마무리했습니다.


1일 2산, 1일 3산 포함

월평균 7산 남짓 했네요.


관악에서 관악까지

2022년 1월 19일부터 2023년 3월 12일까지

(BAC인증기준 20220122~20230311)

13개월 남짓  목표를 조기달성했습니다.


97,851m 올랐고

857km, 454시간

산길 걸었습니다.



<어떻게?>


안내 산악회 53회 , 차량 36회, 대중교통 11회를

혼자서 31회, 친구 선후배 지인과 69회 올랐습니다.


혼등은 혼등대로

함께는 함께대로


큰 즐거움 

큰 깨달음 얻었습니다.





<무엇을 얻었나요?>


 산 한 산 두렵고 설레었지만

산을 오르는 이유에

매우 근접해갔습니다.



'살아있음을 느끼려고'



더 이상 삶이

지루하지도 무료하지도 않고

두렵지도 쫄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일의 집중도가 높아졌고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허벅지와 종아리가 딴딴해졌고

호흡이 편해졌습니다.


눈물 날 정도로 아름다운 우리 산들을

직접 경험했고


산이 하나의 점이 아니라

모두 이어진 선임을 알았고


그 소중함을 배웠습니다.


힘들어도

가야만 하는 ,

좋아 보여도

가서는 안 되는  있음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체험하였습니다.


좋은 친구들 만났고

친구들과 좋아졌습니다.


산이 거듭되면서

시간도 흘러 몸이 노화되어

갈수록 쉬어지지는 않았지만

자신감과 겸허함과 지구력은 커갔습니다.


참회와 다짐이 깊어졌고

산과 많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하루하루의 삶이

더욱 소중해졌습니다.



<계획이 다 있구나>


100산 끝나면 모 할 거야?


주변에서  묻습니다

백두대간? 100+산? 100산again?

바다와 산은 실컷 다녔을 테니 강 탐사?


우리나라 산들이 8000개가 넘는다는데

제가 다닌 100대 명산은 그중 일부이고

그 산조차도 언제 누구와 어느 길로 가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이겠지요.


비바람 치고 눈 내리고 추우면

못 가는 것이 산인지 알았더니

안전준비만 잘한다면

오히려 그런 날의 산은

더욱 오묘하고 색다른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것도 알았습니다.


가장 많이 가본 관악산의 경우

제가 아는 등산로만도 20개 가까이 되는데

계절마다 날씨마다 동반자 따라 내 마음 따라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었지요.


다녀보며 느낀 것은 모두가

각자의 멋진 모습을 가진 산들이지만


일할 때 공부할 때 술 마실 때 노래할 때

각기 멋진 사람들이 있고

젊어 빛나는 사람,

나이 들수록 멋져가는 사람 있듯이


그 산들이 가장 돋보이는 때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매월 그 계절에 대표적인 한 산 정도 골라서

좋은 이들과 다시 가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마음의 고향인 관악산의 4계를

다시 꼼꼼하게 둘러보려 합니다.



'산을 간다는 것'은

가려고 마음먹고 준비가 시작된 때부터

산까지 가고 오고

산을 타며 주변을 돌아보고

생각도 하고 대화도 하고

추억을 간직하는 것까지 

모두를 포함하는 과정 아닐까요


단단해진 종아리와 굵어진 허벅지

깊어진 호흡과 지구력

용기와 자제력으로

100개 산의 추억을 마음 깊이 간직하며

이제 다시 세상을 살아야지요.



여기까지 올 수 있게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백산심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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