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는 무엇을 바랐을까?
김유신은 무엇을 꿈꾸었을까?
장삼이사는 무엇을 소원했을까?
이룸의 차이가
간절함의 크기라면
그 바랭과
그 꿈과
그 소원은
크기가
달랐을까요?
하늘정원
팔공산(1192m)을 다녀왔습니다.
간절히 바란다면
반드시 소원 하나 들어준다는
갓바위(관봉석조여래좌상)로 유명한 곳이지요.
불혹의 나이
그때 빌었던 소원
기억에 없지만
이제 다시
간절한 소망 하나 들고
팔공산 오릅니다.
간절함이 중요한 건지
소망이 중요한 건지
가늠하면서
팔공산 갓바위(다음)
흰 도화지 푸른 물감 쏟은 듯
하늘은 휑하니 높습니다.
대구에서 지낸 1년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자원하여 최초로 지사 근무를 했던 곳이기도 하지요.
지금은 3대가 덕을 쌓아야 할 수 있다는(?)
지역 근무이지만
당시는 모두 꺼리는 보직이었습니다.
팔공산의 하늘
모 그리 하루하루 치열했는지
현관과 침대 사이 오솔길 생길 정도로
사택은 그저 잠만 자고 나오는 곳이었고
'혼자뿐인 식사는 이미 식어버렸네
텅 빈 아파트 불빛~'
최성수 님의 '티브이를 보면서'가
약속 없는 날의 주제가이기도 했지요.
정갈하게 빛나던 황금로와
입에 착 감기던 수송못 뭉텡이 집,
'옴마야, 지가 피아노 전공했다카모
쇼팡 얘기하는 분 들은 마이 봤어도
라흐마니노프 말씀하시는 분은 처음이라예'
범물동 카페도 떠오릅니다.
참으로 뜨겁고 가열찼던 시간이었지요.
그때 시간 내어 몇 번 올랐던 팔공산입니다.
1일 3산 세 번째 여정입니다.
경주 남산에서 1시간 반
잘 포장된 산길
구비구비 돌아 돌아
거의 정상까지 차가 올라
'팔공산 하늘정원' 주차장에 서니
이미 모든 조망 발아래 있습니다.
경북 군위군에 속한 하늘정원 가는 길은
원효구도의 길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미 1천 m 고지인지라
예서 2km만 더 가면
바로 정상인 비로봉에 닿을 수 있습니다.
100산러들 사이 잘 알려진
팔공산 최단코스이기도 하지요.
하늘정원 풍경
팔공산 도립공원은 봉황이 날개를 펼치는 형상으로 대구광역시 북부를 둘러싼 대구의 진산(鎭山)이며 태백산맥에서 남서방향으로 갈라져 나온 지맥이 방가산·화산·팔공산·도덕산으로 이어져 팔공산맥을 이루고 있습니다.
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양쪽에 동봉과 서봉이 있으며, 그 줄기가 칠곡군·군위군·영천시·경산시·구미시에까지 뻗어 있으며 위천의 지류인 남천이 북쪽 사면에서 발원합니다.
팔공산 비로봉
팔공산은 우리말로 곰뫼(熊山)란 뜻이며 신라시대에는 부악(父岳), 중악(中岳), 또는 공산(公山)이라 했는데, 신라 호국 성신인 오악의 하나로서 동쪽 토함산(동악), 서쪽 계룡산(서악), 남쪽 지리산(남악), 북쪽 태백산(북악)과 함께 신라의 상징적인 존재로 국가차원에서 숭배되어 온 영산(靈山)이었으며 통일신라의 중심지적 위치를 차지했던 산이랍니다.
고려시대까지 '공산'이라고만 하다가 조선시대 들어 지금의 '팔공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졌는데, 이는 태조 왕건과 후백제왕 견훤이 동수대전에서 격돌했을 때 신숭겸, 김락 등 여덟 장수를 기리는 뜻에서 이름을 고친 것이라 하지요.(다음백과, 팔공산자연공원)
특히 팔공산 골프장에서 바라보는
가을 단풍이 유명하다 하여
만산홍엽 거닐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늘정원 풍경
남진하여 비로봉 가는 길
잘 정비된 계단 오르고
'접근금지 접근금지!'
경고방송 반복되는 군부대 담벼락 지나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한 길 오르면
하늘정원 까마득한 절벽 아래 산들이 흘러가고
멀리 시설물 빼곡한 정상이 보입니다.
정상과 하늘정원
흰 초록 꽃 노란 꽃 붉은 꽃
푸른 하늘 하얀 구름
초록초록 산그리메
완만한 경사 두어 번 오르락내리락하니
문득 나타난 정상 비로봉
조금은 싱겁게 인증합니다,
내리는 길에선
오를 때 보지 못했던
함박꽃 활짝 피었습니다.
하늘정원 정자에 앉아
친구들과 과자랑 떡이란 나누어 먹으며
소풍 온 기분 냅니다.
함박꽃
오도암 가는 길 아득한 절벽 한기운데 원효대사 수도했다는 원효굴과 죄선대까지 잔도를 연결해 놓았습니다.
김유신 장군이 통일을 염원하며 굴속 샘물을 마셔 장군굴이라고도 한답니다.
한 사람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석굴에서 수도한 것은 그렇다 쳐도 까마득히 솟아있는 기암 위에서 좌선했다는 것이 속인의 생각으론 신기할 뿐이더군요.
원효굴과 좌선대
큰일 하듯 친구들과 꿈결 같은
1일 3산 마치고 서울로 향하는 길
꽉 막힌 고속도로
전용차선으로 달리는 기분 짱이었고,
뒤풀이 순댓국에 소주 한잔이
피곤을 날리며 입에 짝 달라붙었습니다.
원효굴앞에서
*2022년 5월 29일 1일 3산 세 번째 여정 맑고 푸르른 날입니다.
*하늘정원길~비로봉~원효굴~원점회귀 4.1km 1시간 반의 소풍이었습니다.
여의강프리랜서
살아온 시간 반(半), 살아갈 시간도 반, 오늘은 항상 나머지 반이 시작되는 날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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