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비로봉, 번뇌의 불꽃 사라진

백산심론(百山心論) 4강 9장 39산 오대산 비로봉

by 여의강


고교 친구들과 떠난 소풍

평창 들러 송어회 먹고

강릉 바닷가 여장 풀었습니다.


대관령 넘어

소나기 퍼붓는 길


함께 가는 차 안에서

질풍노도 시절

무작정 떠났던 동해바다 생각하며

'고래사냥' 목이 터져라 불러댔습니다.


비 갠 하늘

휘영청 맑은 달

비에 젖은 꽃잎 빛나고


어둠 깔린 밤바다

흰색 파도 토해냅니다.


자정 넘어

소주에 취하고

친구에 취하고

바다에 취했지만


창 두드리는 파도소리에

새벽 등정 앞둔 산객

잠못이뤄 뒤척입니다.



강릉 밤바다


오대산 비로봉(1563m)을 다녀왔습니다.


05시

덜 깬 술

덜 깬 잠 떨구며

친구들 깰까

조심스레 길을 나섰지요.


새벽 바다에

잿빛 여명 기지개 켜고


해변 마당 빈 벤치엔

밤새 나눈 웃음소리

이슬에 젖어있습니다


산에 오르지 않는 친구들 두고

동해 일출 뒤로 보며

혼자 차 몰아 오대산 향합니다.



여명의 바다


태산준령 구비구비

진고개 돌고 돌아

월정사 닿습니다.


8천 원 하는 입장료와 주차료 편치 않았지만

부지런한 검표원 노고에 쾌척합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 가는 길

덜컹대는 비포장 도로

새벽 공기 상쾌합니다.


전나무 내음 가득한

계곡 따라 이어지는황톳길


이런 길은 포장 않고

기냥 흙길로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상원사 가는 길


상원사 주차장

산길로 더 차를 몰아가도

주차공간 많이 보입니다.


계곡 물소리 가득한 깊은 숲

비로봉 가는 길

3km로 가까워졌습니다.



상원사 계곡


새벽 공기 제법 쌀쌀합니다.


적멸보궁 수호 암자 중대사자암

바리바리 정성 챙겨 든 보살님들

이른 시간 소원 함께 품고 오릅니다.


완만하고 푸근한 육산

잘 정비된 등산로 천천히 나아갑니다.


풀솜대, 쥐오줌풀, 나비나물

기기묘묘 나무들 반겨줍니다.



적멸보궁 지나 비로봉 오르는 길


새 삶을 피어내는 고목과

떨어진 꽃잎

비에 젖은 나뭇잎 반짝입니다.


마지막 테크 길 지나

1시간 반 만에 정상 비로봉 닿습니다.



비로봉 가는 길


오대산은 1975년 1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비로봉을 주봉으로 동대산(1,434m), 두로봉(1,422m), 상왕봉(1,491m), 호령봉(1,561m) 등 다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동쪽으로 따로 떨어져 나온 노인봉(1,338m) 아래로 천하 절경 소금강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쪽에는 설경이 아름다운 계방산(1,577m)이 위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문수 신앙의 성지이자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였던 오대산 사고가 있던 역사적 장소이자 백두대간의 중추로 생태적 가치가 높은 산이지요.(오대산 국립공원)


블야 100산에는 오대산 비로봉과 노인봉

두 개가 인증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오대산 중대사자암


붉은병꽃 만개한 너른 정상

태산준령 험한 고개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그 산들 향해

작은 오솔길 이어집니다.



비로봉


지난 겨울 다녀왔던

노인봉과 동대산

구름 속에 흘러갑니다.


흰구름 푸른 하늘

아련한 산그리메

시원한 바람 만끽합니다.



구름 속 노인봉


혼자만의

여유로운 하산길


싱그러운 바람

평온한 마음


단풍나무 매발톱꽃

아침 햇살에 빛나고



단풍나무 매발톱꽃


중대사자암 적멸보궁 둘러봅니다.


'적멸'이란 번뇌의 불꽃이 꺼져 고요한 상태

즉 열반의 경지에 이름이고

'보궁'이란 보배스러운 궁전을 의미하므로

적멸보궁이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는 궁전이지요.


중대사자암을 비롯 설악산 봉정암, 태백산 정암사,

양산 통도사, 영월 법흥사를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이라 하여 이곳에는 법당에 부처님 상을 모시지 않고 불단만 설치한답니다.


중대사자암 적멸보궁


유서 깊은 상원사 경내와

입구의 철이른 붉은 단풍도 감상하고


친구들 만나 물회 한 그릇 하며

다시 이야기기 꽃 피웠습니다.



상원사 철이른 단풍



*2022년 6월 10일 맑은 가운데 시원한 바람 불었습니다.

*월정사~상원사~적멸보궁~비로봉~원점회귀 6km 3시간의 평온한 새벽 혼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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