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향하여
하루 전 스틱 아이젠 챙기고
이른 아침 더운물 간식 넣고
등산화 광내고
3호선 불광역
실없는 농담에 껄껄껄
삼삼오오 족두리봉으로
거친 암릉 버거운 비탈
한 발씩 가다 보면 트이는 조망
운무에 잠긴 도시
산은 산, 물은 물
사람은 사람
두어 시간 올라 모여 앉아
홍어회, 계란말이, 주꾸미
저마다 준비한 음식 나누며
어지러운 물 한 모금에 웃음꽃
내리는 길 더욱 조심
부모님, 아이들, 품위 유지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걷다 보면 날머리
뒤풀이
맛나고 가성비 좋은 집 찾아
굳이 빨간딱지로 넘치는 대화
흰 서리 오히려 훈장이니
잔을 들어라
시들지 않을 젊음
지지 않을 황혼
다시 못 올 지금을 위하여
산은 높게 우정은 깊게
잔은 평등하게
건배
당구 한큐로 다시 웃고
'죽으려 산에 올랐는데
북한산이 살라고 보내주었어요'
스토리텔링 연신내 주막집 2차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왔던
마음은 십 대
절제된 질풍노도
산처럼 좋은 친구
늦은 밤 전철에 몸 싣고
샤워하고 누우니
곧바로 꿈길
선물 같은 하루가 잠든다
친구들 함께한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