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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천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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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강 Feb 20. 2024

북한산, 친구들과 오른 산

산천심론


북한산 향하여 


하루 전 스틱 아이젠 챙기고

이른 아침 더운물 간식 넣고

등산화 광내고


3호선 불광역

실없는 농담에 껄껄껄

삼삼오오 족두리봉으로


거친 암릉 버거운 비탈

한 발씩 가다 보면 트이는 조망

운무에 잠긴 도시


산은 산, 물은 물

사람은 사람



두어 시간 올라 모여 앉아

홍어회, 계란말이, 주꾸미

저마다 준비한 음식 나누며

어지러운 물 한 모금에 웃음꽃


내리는 길 더욱 조심

부모님, 아이들, 품위 유지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걷다 보면 날머리



뒤풀이

맛나고 가성비 좋은 집 찾아

굳이 빨간딱지로 넘치는 대화


 서리 오히려 훈장이니

잔을 들어라


시들지 않을 젊음

지지 않을 황혼

다시 못 올 지금을 위하여


산은 높게 우정은 깊게

잔은 평등하게

건배



당구 한큐 다시 웃고

'죽으려 산에 올랐는데

북한산이 살라고 보내주었어요'

스토리텔링 연신내 주막집 2차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왔던

마음은 십 대


절제된 질풍노도

산처럼 좋은 친구


늦은 밤 전철에 몸 

샤워하고 누우니

곧바로 꿈길


선물 같은 하루가 잠든다 




친구들  함께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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