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山

가을 단상

by 여의강


바람이 인다

산이 운다



반중력은 상쾌한 일탈,

몸은 서자 하고

마음은 가자 한다


생각이 길에 쌓인다

갈까말까 갈까말까

결심이 암릉을 넘는다

가야한다 가야한다


심장이 쿵쾅댄다

덥가나무의 몸서리

노간주목의 휘청임


서늘한 눈동자

허벅지 굵어지는 소리

다짐이 지친 몸을 업는다

퍼지지만 말자




능선은 선물,

병든 벗이 벼르던

다른 풍경이 만나는

헐떡임을 고르는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는

더할 수도 관둘 수도 없는

선()


희망을 따라가면

탐욕의 강

절망을 따라가면

공포의 늪


선택은 자유지만

책임이 버티고 섰다

기냥 살러가자




하산은 시월의 닮은꼴,

누구든 오를 수 있지만

모두가 내려올 순 없다

누구든 시작했지만

누구나 해피앤딩일 순 없다


상승 5파 하락 3파

되돌릴 수 없다

망가짐만은 넘치지 않게

저어하자

저어하자

저어하자




바람은

저만치 가고


산은 절로

붉은 단풍을 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