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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콘 Aug 14. 2018

너 반항하니?

진취적이냐? 개혁적이냐? 아니면 반항하냐?

나로 말하자면 사회에서는 여전히 어린 나이로 치부되지만, 나름 다양한 회사의 경험이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회사던 아르바이트 장소건 나는 조금 독특했던 것 같다. 아니 그들이 보기에는 어쩌면 괴짜 일지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강하게 자랐고, 갖은 구박과 시골에서 농사일을 도왔던 경험들을 통해 효과적으로 일을 하기 위한 생각이 싹텄다. 어린 초등학생이 무거운 쌀 포대나 감자 포대 등을 옮기기 위해선 갖은 머리를 굴려야 했으며, 어른들이 쉽게 쉽게 일하게 하기 위해서 농사기구나, 음료 등을 적시 적소에 배치하기도 해야 했다. 그런 삶을 살아오다 보니까 새로운 곳에 가서 업무를 하다 보면 굉장히 불필요한 절차들이 많은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시골에선 일찍 일을 끝내서 쉬는 게 최고인데, 뭐랄까 사회는 어떻게든 늦게 늦게 일을 처리해서 시간을 채우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런 방법이 사회생활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뭐 내입장에선 굉장히 불필요한 절차들이라 생각했던 것이 많다.

물론, 내가 어려서 그럴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에 더 좋은 방법이 다른 이들에게 굉장히 불쾌하게 느껴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크게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다툼도 있었고, 그들은 합리가 채워지지 않은 후 늘 권력으로 날 눌렀다. 이해를 시켜주기를 원했던 것이지만, 나도 그 정도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되었던 것이고 그들 역시 아직 덜 성숙했던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늘 어디를 가든 지간에 좀 더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지만, 거기엔 늘 그들의 권력이 확인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나 아이러니한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서론이 길었지만, 오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다. 사람마다 아침형 인간 올빼미형 인간이 있지만, 나는 아침형 인간에 가까웠다. 회사던 아르바이트 장소건 일찍 도착해서 여유롭게 시작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늘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도착하곤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회사에 도착해서 그때부터 회사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침 일찍 가서 조금 여유롭게 책도 읽고 신문도 읽으면서 아침을 보내다가 업무가 시작되는 시간이 가까워지면 업무를 시작했다. 회사에서도 늘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하라고 했고, 이상적으로 이야기하면 업무 시간 외에는 내가 무엇을 해도 회사에선 별 할 말이 없지 않은가?

하지만 세상은 늘 이상과 다르다고 하지 않았는가. 회사에 일찍 와서부터 업무를 하지 않고 책이나 신문을 읽고 있는 게 못마땅했던지, 결국 내 윗사람이 나를 조용히 회의실로 불렀다. 첫 시작은 굉장히 나이스 했다. "요즘 어떠니, 무슨 생각을 하니." 나는 왜 나를 불러왔을까 긴장을 하면서 대답을 했고 본격적인 태도의 이야기가 나왔다.


"요즘 굉장히 태도가 좋지 않다고 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조금 당황했다. 내가 업무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내가 모르는 것도 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업무를 배웠는데... 그래서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나요?"라고 물었을 때 나오는 이야기가 오전에 책을 보는 것이었다. 흔히들 꼰대들의 말투 중 하나가 "나는 괜찮은데..."라고 시작하는데, 똑같은 대사가 시작되었다.



나는 괜찮지만 회사에 와서 업무를 하지 않고 책을 읽는 것이 괜찮냐고 보느냐, 물론 오전에 책도 읽고 자기 발전도 하고 그러면 굉장히 좋은 일이지만, 그래도 업무를 하는 곳에서 맞는 행동이냐. 위에서 안 좋게 보니까 자제하라. 

조금 억울하기도 해서 나름 항변을 했지만, 그 사람은 그냥 그런 게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맘에 들지 않은 이유가 어떤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 사람이 하지 못하는 것을 내가 해서? 아니면 미리 그 사람에게 허가받지 않아서? 그 외의 굉장히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과연 내가 틀린 것인가 저 사람이 틀린 것인가. 분명 둘 다 틀리지 않을 수도 있고, 틀렸을 수도 있다. 누구 하나가 맞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조직이나 개인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살아가다 보니까 굉장히 다양한 절차들이 세상이 존재하게 된다. 절차라는 것은 여러 가지 사고가 발생되었기 때문에 그를 방지하기 위해서 생겨난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늘 재밌는 게 세상은 쉽게 빠르게 변하는 것에 비해서 절차는 굉장히 천천히 늦게 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의 어긋남이 발생한다. 누군가는 이런 절차는 굉장히 불필요하니까 없애자고 하는데, 누군가는 이런 절차는 굉장히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이야기한다. 한 사람의 생각을 바꾸게 하는 것도 절차가 필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꽉 막힌 사람이네, 내가 피해야지 하기에는 나는 손해가 너무나 크다. 일부러 아침 일찍 와서 일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일찍 보내주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성장하기 위해선 쓸데없는 규칙이나 절차를 무시해야 하는 때가 있다. 어느 광고에서 보면 '가장 완벽한 것은 무언가를 더 추가하는 것이 아니고 더는 뺄 것이 없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비효율적인 것들은 과감하게 제거하고 효율적인 부분만 남아야 성장성이 증가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한국의 많은 회사들은 비효율에 점점 파고들어 간다. 꿈을 가지고, 자기발전을 하라고 다독이지만 시스템은 굉장히 보수적이다. 꿈을 꾸고, 자기발전을 할 것이면 회사 밖에서 따로 하라가 현 회사들의 문제가 아닐까?

물론, 자기 할 일 안 하고 자기 발전만 찾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렇게 요구하기 위해선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다. 분명 저는 제 할 일 다 했는데요?라고 하면 다른 사람일도 돕고, 어? 일을 그럼 더해! 하면서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 생기겠지, 그래서 다들 쉬운 일도 오래오래 붙들고 있는 거겠지. 그래서 경제가 크게 성장하지 못하겠지.라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틀린 말도 아닐 것이고.

아무튼, 나는 그런 불필요한 절차나 관계가 참 어렵다. 그런 불필요에 맞추다 보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많이 들고, 혹시 나도 저런 절차를 요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고민도 하게 된다. 저 사람들처럼 꽉 막혀 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들이 머리를 떠다니는 것이다. 이런 내 생각은 진취적일까? 개혁일까? 내게는 너무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길들이지만, 아마도 다른 이들에게는 그저 반항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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