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콘 Aug 07. 2018

나잇살이 아니라고 우겨볼까

나이테를 조금 두른거라고

한 살, 두 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꾸 몸이 무거워진다. 직장에 취업을 해서 회식도 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도 먹고, 기름진 음식도 가득 먹는다. 먹고 즐기는 것은 참 재미가 있지만, 어쩌나. 살이 쪘다. 이거 참... 예전에는 이만큼 먹고도 분명 살이 찌지 않았는데 이제는 먹는 족족 살이 되는 것 같다. 이게 어른들이 말하는 나잇살이라는 것일까?


 맞다. 당신의 모든 이런 고민은 분명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린 나이가 먹을수록 자꾸 살이 찐다. 아니 살이 찌는 것이기 보다는 몸에서 에너지를 내는 힘이 약해진다. 즉, 지방을 태우는 아이들이 줄어드는 것이다. 뭐라더냐 예전에 읽은 잡다한 지식들 중에서 카르티닌 이라는 것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카르티닌은 태어날 때부터 몸에 타고나는 것들인데, 요놈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사라진다고 한다. 카르티닌의 역할은 지방을 태워서 에너지를 내는 것인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사라지니까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내 에너지의 발화가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지방이 축적이 되고, 나잇살이 늘어나게 된다는 과학적인 이야기이다.

나이테를 두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하루종일 앉아만 있고, 운동하는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까 열랑 소비가 줄어들 것이다. 회식이 늘어나면서 술이 자꾸 지방으로 차오르고, 뭐랄까 발악처럼 디톡스도 하고, 한약도 먹어보지만 잠깐일뿐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인덕이네 뭐네 하지만, 나는 그냥 나이테를 두르는 거라고 말하고 싶다. 나무는 1년을 버텨내면 나이테를 두르면서 더욱 두꺼워진다. 계절에 따라서 나이테의 모양은 다르지만 한 해, 한 해 견디면서 단단해지고 두꺼워진다. 강한 바람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게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선처를 베푼다. 그렇게 두꺼워지고 강해지고 한 해, 한 해 커지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 나는 그렇게 우리도 나이테를 두른다고 말하고 싶다. 사회에서 억울함도 당해보고, 배신도 당해보고 가끔은 좌절했다가 작은 기쁨에 웃어도 보고. 그러다가 습관처럼 또 '벌써 한 해가 다 갔네~'라는 말을 하게 되면서 나이테를 두르면서 단단해지고 커져간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고 누군가를 도와주기도 하고 도움도 받으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나잇살이 아니라고 우기고 싶은 마음에 그럴듯한 말들을 지어내는 것이지만 우리는 분명 나이테를 두르고 있다. 더 커지기도 하고 더 단단해진다. 우리는 분명 성장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너 반항하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