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련맞게 무던하고, 동시에 지랄맞게 예민한 인간입니다. 또한 햇빛을 싫어해요. 양자역학적 인간
휴학 후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저는 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제 방에 조금씩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먼저는 이랬고요,
후엔 이랬고,
후엔 이랬다가,
아아니
이랬다가, (꺄~ H2 사랑해요 마저 읽어야 하는데 기력이 없는 이유로 3화에서 중단함)
이랬다가,
아아니 저런 또 실수했네요.
이랬다가,
이렇게 됐습니다!
나머지 물건들은 코너를 돌아야 보이는 구조고요
음 암튼
나름 잘 꾸민 것 같아요 후후
책상엔 제가 쓴 논설문과 감상평, 일기 등등이 가득해요
가운데 책은 할아버지 저서입니다
제가 쓴 거 아니에요..........
친구들이 올 때마다 보고 놀리고 감
그리고 저는 좋아하는 CD들과 카세트 테이프, 테이프 플레이어, 20년 된 캠코더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농협에서 줄 것 같은 달력을 정말 사랑합니다. 농협 달력 앰버서더
그리고 방 안의 그림들은 전부 선물받은 것입니다
할머니, 그리고 미대에 다니던 친구에게... 손절했지만
어딘가 90년대 대학생 방 같지 않나요? (아님 말구요)
일어나자마자 청소를 했더니 피곤하네요...
오늘은 낮잠을 자 볼까 합니다
어차피 출판을 위한 글은 주 2회씩만 쓰기로 했으니 말이에요. (어제 씀)
휴학은 할 수 있을 때까지 땡겨 쓰려고 합니다. 학교가 너 이제 휴학하면 퇴학임 할 때까지요.
그때까진 평온하게 지내고 싶네요.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제 방이 좋습니다.
제 취향이 곳곳에 배치돼 있는 제 방이 정말 좋아요.
가끔은 글을 쓰다가 시간을 보고 커튼을 젖혀 봐요. 정말 밤이 왔을까? 싶어서요. 정말 밤이 되어 있더라고요.
밤이 온다는 게, 하루가 또 흘러갔다는 게, 다른 하루가 올 것이라는 게 못 견디도록 슬픈 시절이 있었어요. 해가 지는 걸 보면서 눈물을 흘리곤 했었죠. 근데 지금은 아무 생각이 안 들어요. 오히려 다행인 걸까요.
글을 쓸 수 없던 시절도 있었죠. 시절이라 하기에도 너무 가까운 과거지만 말이에요.
글에 큰 상처를 받고 증오심에 가득차 하루를 보내던 그런 나날들이 있었죠.
원고지를 보면 트라우마와 분노가 칠판 긁는 소리처럼 몰려오던 때가 말이죠.
제 방이 있다는 게 이렇게 벅찬 일인지 모르고 살았네요.
물론 그곳에서 글을 쓸 땐...
저는 가난하고 아픈 예술가입니다.
근데 확실히 사람이 돈을 벌고 살아야 하긴 하나 봐요. 학생이었을 땐 부모님 돈을 받아서 10만 원씩은 그냥 우습게 썼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미친년 후회가 되네요. 그걸로 적금을 할 걸.
아무튼 가난하고 아픈 예술가... 생활도 전 좋습니다.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