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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30명 달성을 기념하며!

부활의 Never ending story를 들으며

by 짱강이


얏호꺗호이얏호!


안녕하세요 새로운 구독자 여러분! 그리고 기존 구독자 여러분!

구독자 20명 달성 기념 글을 쓴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30명 달성 기념 글을 쓰고 있네요!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구독자 한 분 한 분 모두 소중해요 (하트)


사실 아침부터 기운이 없어서 잠을 더 청하고 있었는데, 일어나서 알림창을 보니 또 기운 나는 일이 생겨 있더라고요.




어제는 친구와 만나서 서점에 갔었어요

역시나 에세이 코너엔 제게 힘을 주지 못하는 문장들만이 범람해 있더라고요

거기다가 친구와 반주를 즐긴 탓인지, 그런 힘빠지는 문장들을 볼 때마다 머리가 고통스럽게 쑤셔 왔습니다

제 친구 또한 저와 비슷한 정서를 가진 탓에 우리는 에세이 코너를 쌩하니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나를 위한 글은 무엇이 있을까..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찾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고요


그렇게 즐겁고도 슬픈 하루를 보낸 저는 귀가를 위해 광역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마침 친구한테 빌려주고 반납받은 책을 들고요

친구는 감명깊게 읽었던 부분에 인덱스를 붙여 놨더라고요

이미 골백번은 더 읽었던 책이라, 추억이나 되살릴 겸 그 인덱스들을 차례차례 펼쳐 봤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눈으로 마주한 문장들은 추억 속에 살아 있던 문장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순간순간 너무 슬퍼져서 책을 덮고 버스 창 밖을 멀거니 보기도 했습니다

이미 행선지를 아는 탓에, 이런저런 풍경을 지나치는 버스에 또 슬퍼졌습니다

그렇게 책과 버스 창 밖을 번갈아 보길 몇 번, 드디어 목적지에 당도했습니다

열대야와 몇몇 개의 별을 머금은 여름밤은 아름다웠기에 또 슬퍼졌습니다

죽어 버린 다윗의 별들.

언젠가, 어딘가에서 읽은 문장을 주워섬기며 집을 향해 걸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선 슬픈 노래를 들었습니다

눈물이 났어요

다 괜찮다고, 무뎌졌다고 느낀 것들이 나는 아직 숨을 쉬고 있다며 제 가슴께를 찔러 왔습니다

아팠습니다

동시에, 그렇게 무마해 버린 모든 것들에게 송구스러웠습니다

슬픈 마음을 일기에 토로해 보고, 그렇게 잠들던 어느 밤이었습니다




친구와 헤어지기 전에 샀던 스티치 피규어를 침대맡에 뒀습니다

이 녀석 참 귀엽죠?

어제 집에 돌아오는 길엔 귀여운 이 녀석을 보고 또 슬퍼졌는데, 지금 보니 마냥 귀엽네요



슬픈 건 슬픈 대로 놔두려고요

이미 사는 게 투쟁인데, 무언가에 맞서 싸우고 또 꾸역꾸역 이겨내야 할까요.




그런 의미에서 제 슬픈 마음을 다시금 돌이켜볼 수 있게 해 주신 구독자 분들께 감사합니다

으레 그랬던 것처럼, 마냥 신나는 감사의 글이 아닌 것에 유감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제 솔직한 심경을 전하고 싶었어요

저는 글을 쓸 때면 지나치게 솔직해지곤 하거든요

고립될 뻔 했던 제 창구에 들러 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잘 있었냐는 말에 어떤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요즘입니다

여러분께서는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라요

정말 늘 감사합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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