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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먹이고 재우기

아기 첫 습관을 잘 들이자

by 카리스마회사선배

아기를 안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집안 향기가 확 달라진다. 비릿한 분유냄새, 향긋한 베이비파우더 냄새, 시크한 토냄새가 오묘히 섞여 특유의 들큼한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되는 것이다. 세상의 중심이 아기로 바뀌는 순간이다.


우선, 아기만의 공간을 마련하자. 요즘은 아기 침대를 많이 쓰지만, 경험상 방바닥에서 키우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어른 침대는 떨어질 위험이 있으니 절대 안 되고, 아기 침대도 질식 위험이

있으니 푹신한 이불은 삼가야 한다. 바닥에서 엄마 아빠 사이에 눕혀 약간 딱딱한 이불로 키우는 게 가장 안전하다. 신생아는 만지는 대로 형태가 만들어진다. 눕혀 키우느냐, 엎드려 키우느냐에 따라 얼굴형도 달라진다. 큰 아이는 눕혀 키웠더니 얼굴형이 동그래졌고, 작은 아이는 엎드려 키웠더니 얼굴형이 갸름해졌다.(사람마다 다르니 참고만 하시라.) 눕혀 키우면 뒤통수가 납작해질 수 있으니 구멍이 뚫린 도넛 베개를 사용하고, 손톱이 날카로워 얼굴을 할퀼 수 있으니 신생아 벙어리장갑을 끼워줘라. 두 아이 모두를 천 기저귀로 키운 나로서는, 환경에도 아기 피부에도 좋은 천 기저귀를 추천하지만, 각자 상황에 맞게 준비하면 된다. 윗도리는 배넷 저고리만 입히고, 아랫도리는 기저귀를 쉽게 갈 수 있도록 벗겨도 무방하다. 몸 전체를 부드럽고 커다란 수건으로 감싸주면 충분하다. 아기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에만 온 신경을 모으자.


먼저, 수유다. 모유를 먹이든 분유를 먹이든 영양가 높은 초유는 꼭 먹이고, 수첩에 수유시각과 수유양을 적어 놓아라. 아기를 키우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니, 수유시각, 수면시각, 배변 시각을 꼼꼼히 기록하지 않으면 매우 헷갈린다. 기록을 하면서 아기를 관찰하면 우는 이유를 조금씩 알게 된다. 초기에는 왜 우는지 당황스럽겠지만, 울음소리와 간격에 따라 배 고파서 우는지, 기저귀가 불편해서 우는지 구분되기 시작한다. 신생아 때는 수시로 울기 때문에 그때마다 잘 관찰하면서 니즈를 알아채자. 수유 후에는 목을 잘 받치고 안아서 등을 쓸어주며 트림을 시켜야 한다. 안 해주면 토하거나 가스가 차서 배가 아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젖병은 쓸 때마다 소독해 주고, 물 온도도 너무 뜨겁지 않게 맞춰야 한다. 물 온도 맞추기가 자신 없으면 온도계를 써도 좋다. 밤 중 수유 시에는 아기 콧구멍이 막히거나 고개가 꺾일 수도 있으니 불빛이 조금 있는 게 좋다. 아무리 졸려도 코막힘이 있는지, 얼굴이 너무 눌린 건 아닌지 자주 확인하면서 수유해야 한다.


가장 흔한 의문은 '아기는 왜 밤에 자주 깨는가? '이다. 아기의 밤낮이 바뀌기라도 하면 부모의 수면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부부의 갈등도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기 울음소리를 못 듣는지 안 듣는지, 쿨쿨 자고 있는 배우자가 미워지기 시작한다. 정답은 없지만, 만약 부부가 모두 직장을 다니면서 분유를 먹인다면 일주일씩 번갈아 수유 담당을 정하면 좋다. 만약 한 명만 직장을 다닌다면, 평일에는 집에 있는 사람이 우선적으로 밤중 수유를 맡고, 주말에는 교대해 주면서 상대방을 쉬게 해 줘라. 서로 배려하면서 한 명이라도 뚝 잘 수 있는 환경을 서로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아주 작은 위를 가진 아기는 자주 배가 고파 2~3시간에 한 번씩 수유가 필요하다. 아기는 수면 사이클도 짧은 데다가, 소리, 빛, 체온 변화, 기저귀 불편함 등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깨다. 충분히 잘 먹이고, 트림시키고, 기저귀를 갈아준 다음, 빛과 소리를 완벽히 차단시킨 후 부모도 옆에 누워 자면 조금씩 아기의 밤잠도 길어진다. 아기는 가급적 부모 품에서 재우는 게 좋다. 아직까지 엄마의 숨소리가 옆에서 들려야 편안한 안정감을 주고, 유사시 즉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기는 자주 깨는 게 정상'이다. 점차 성장하면서 밤잠이 길어지게 되는데, 보통 6개월 정도 지나면 밤중 수유 없이도 잘 자게 된다. 밤에 잘 자게 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 매일 같은 시각에 목욕시키고, 수유하고, 불 끄고, 자장가를 불러주는 등 일정한 루틴을 반복하면 아기는 이제 잘 시간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밤에는 조명을 어둡게 하고, 소리도 차단해서 자연스럽게 생체리듬을 만들어 주고, 같은 장소, 같은 침구, 같은 환경에서 재우는 것도 안정감이 생겨 잘 자게 해 준다. 졸리다고 칭얼거릴 때마다 매번 안아주면 밤에 깨서도 똑같이 해줘야 한다. 졸려하면 눕히고, 스스로 잠들 수 있게 옆에서 도닥여주면 좋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신생아 육아, 이 또한 금방 지나간다. 얼마 안 가 들큼한 아기 냄새가 그리워질 테니, 기꺼운 마음으로 사랑스러운 아기를 돌보자. 아기를 키우게 되,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잠이 모자라도 버티는 법을 배우게 된다. 참 어른이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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