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문 곳마다 향기 나는 아이로 키우자

될 때까지 잔소리 작전

by 카리스마회사선배

의 방을 열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마치 전쟁터 같다. 세상에 이런 난장판이 따로 없다. 입던 옷은 방바닥 여기저기 구겨져 있고, 쓰레기는 곳곳에 가득하다. 서랍은 헤벨레 열려있고, 머리카락은 개털처럼 여기저기 굴러 다닌다. 새 옷도 예외가 없다. 한 번 입고는 방바닥에 소매가 뒤집어져 나뒹군다. 책상 위는 뭐가 있는지도 모르게 뒤죽박죽 엉켜있다. 머리를 감고 나면 머리카락이 욕조 바닥에 그대로이고, 생리혈 묻은 팬티가 버젓이 눈에 띈다. 고데기 파워를 끄지 않아 불이 날 뻔한 적도 있다.


공부나 성적에 대해서는 거의 잔소리를 하지 않았지만, 이럴 땐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여러 번 혼내고, 화도 내고, 자꾸 이러면 생활비 받겠다고 협박도 해봤지만, 그때뿐이다. 아들도 큰 차이가 없다. 군대를 다녀오면 좀 나아질까 했지만, 생활습관에 전혀 변화가 없다. 치우다 치우다 지쳐 요즘은 그냥 조용히 방문을 닫아 버린다.


대체 왜 그러는 걸까? 아직도 이 부분이 미스터리다. 깔끔한 성격의 부모 밑에서 자랐고, 분명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지저분한 애들이 돼버렸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잔소리를 하기로 했다. 욕조에 머리카락이 보이면 불러서 직접 치우도록 시킨다. 팬티는 스스로 손빨래하라고 말했다. 자리한 곳을 정리하지 않으면 뒤에 쓰는 사람이 흉을 보게 된다고도 타일렀다. 아무리 가족이어도 성인이 다된 딸 뒤치다꺼리를 하게 되면 지치고 정이 떨어진다고도 말했다. 도저히 이해는 되지 않지만, 업보라 생각하고 지치지 않고 계속 교육하고 있다.


곰곰이 돌이켜보니 결국 잘못은 부모에게 있었다. 어릴 때부터 부족한 것 하나 없이 키웠고, 집안 일도 거의 시키지 않았다. 오로지 공부가 전부였다. 물론 아이들이 사치를 하거나 허황된 생각을 품지는 않는다. 생활력도 강하고 예의도 바르다. 다만,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습관은 들이지 못했다. 어차피 쓸 건데 왜 치우냐는 말도 안 되는 논리만 내세운다. 다행히 큰 아이는 최근 취

직이 되어 지방으로 가게 된다. 본인의 공간을 갖게 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절대로 지방까지 내려가 대청소를 해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큰 아이가 쓰던 방은 싹 치우고 완전한 미니멀리즘을 구현해야겠다. 쓰지 않는 물건은 모조리 모아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해 버릴 거다.


나 같은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어릴 때부터 정리하는 습관을 가르치길 바란다. 깨끗하게 청소하고 난 뒤의 개운함, 상쾌함,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 머릿속이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을 자녀들에게도 물려주자. 이해할 수 없는 황당 논리에 넘어가지 말고, 결혼하기 전에 꼭 고쳐서 시집, 장가보내자. 그래야 결혼 후에도 배우자들에게 구박받지 않고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또 손자 손녀도 똑같이 배워 정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 퇴근 후에도 한 바탕 잔소리를 해야겠다. 딸이 독립할 날이 딱 3주 남았다. 그때까지 참고 또 참으면서 지저분한 버릇을 고쳐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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