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몸을 이끌고 기내 탑승절차를 밟고 좌석에 앉는 순간 모든 상황과 시야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안도감에 잠이 쏟아졌다. 자유함과 평안함을 느끼며 기내식과 함께 가볍게 와인 한 잔을 하고 깊은 숙면을 취했다. 그동안 불면증에 시달리고 현실에 시달리던 내게 진정한 안식을 취할 수 있게 해 준 기내에서의 하룻밤...
마치 미국인 인양 간단한 영어를 구사하며 한국의 생활습관과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나려 했다.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싶었다. 승무원들의 극진한 서비스를 받으며... 그들의 서비스에 감사를 표하며 안심하던 순간...
내 뒷 좌석에 앉아있던 그가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나는 여전히 자유를 만끽하며 생각에 잠겨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에 취해 나만의 세상에 빠져있는 동안에도 그는 계속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