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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요로움 Mar 19. 2021

'두 번째 스무 살' - 3화

'blind date' 블라인드 데이트 시작!!

그의 시선은 내게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고 나의 행동과 말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며 내게 집중하고 있었다. 내 등 뒤에서 내가 알 수 없게...

나를 향한 그의 관심이 비행기 안에서 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 Blind date start & He loves me **** 1일


어떤 면이 좋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의 고백이 시작되었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한 어머니뻘 되시는 분이 내게 오시더니

"좋아한데!!"


밑도 끝도 없이, 한 마디만 내게 던지고 가시는 것이다.


'이거 무슨 상황!!!'

낯선 땅에 도착해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로부터 들은 난데없는 말에 적잖이 당황했다.

'누가?', '왜?', '뜬금없이?', '고백?', '장난?'

'여기 스페인인데...'

한국 여행객이었던 한 아주머니를 통해 내게 말 한마디를 그가 건네 왔다.

대상이 없는 고백에 어리둥절했다.

 

정신없는 와중에, 짐가방이 무거워서 쩔쩔매고 있는데

한 친절한 외국인이 컨베이어 벨트에서 내 짐가방을 꺼내 주었다. 이것이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외국 남자의 매너인가 싶었다. 고맙다는 내 말에, 환영인사까지 더해줬다. 그 외국 남자의 친절함에 스페인 첫인상이 참 좋게 느껴졌다.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공항을 빠져나와, 스페인 공기를 마시며  길을 걸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스카프와 머리카락이 하늘을 향해 날렸다.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주문하고 여유롭게 먹고 있는데, 식사가 끝날 무렵 

이번에는 한 노인부부가 내 앞에 나타나더니 "차 한잔 하쟤!!" 하고 가시는 것이 아닌가?


'누가?', '왜?' '이딴 장난질을 하는 거야?' 화가 치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럴 땐 무반응이 상책이다.


여행 일정을 점검하고 차를 탔다. 

스페인의 열정 가득한 기운을 받아 새로운 마음으로 귀국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은 별거 아니야!'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그런 일들이 벌어진 거야!' 

이곳에서 이곳저곳 다니다 보면 기분도 전환되고 마음과 생각이 정리될 거라 믿으며 차창밖을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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