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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요로움 Mar 22. 2021

'두 번째 스무 살'- 4화

'wait!' , "Read between the lines!"

"Lee entre lineas!"

Blind date start & He loves me - 2일


<Falling slowly>

'who are you?'

'I don't know you.'


그렇게 식사를 마친 후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향했다.

그와의 동행이 시작되었다. 

그는 내 옆에서 한 발짝 물러나 같이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가는 지도를 보고 있는데, 어떤 한 명의 젊은 청년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 청년은 내게 다가와서  "가우디가 건축한 '성 가족 성당'을 안내해드릴 테니 저를 따라오세요."라고 내게 말을 건넸다.

안 그래도 공항에서, 식당에서 겪은 당황스러움도 진정시킬 겸 갑작스러운 그의 고백에 상한 기분도 전환시킬 겸 안내자를 따라나섰다.

 


**절호의 기회!**

그 젊은 청년은 성심 성의껏 자신이 가진 모든 지식을 총동원해서 내게 '성 가족' 성당에 대해 설명하면서 차근차근 안내해 주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La Sagrada Familia


"이곳은 스페인이 사랑한 최고의 건축가 가우디가 지은 성당입니다. 스페인 건축의 특징은 빛이 돌에 부딪힐 때 일어나는 효과를 다루는 뛰어난 기술로 가우디 작품에 반복되는 주제입니다. 스페인을 점령한 이슬람교도들이 빛의 미학을 실현한 세공 장식의 아치와 벽면 장식과 나무 천장 장식은 빛의 농담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춤을 추는데요. 레우스를 점령했던 이슬람교도들이 처음으로 빛의 미학을 전해주었습니다. 이들은 반복되는 기하학적인 모티프로 장식된 표면 조각에 빛을 투영하여 다양하게 변하는 표정까지 놓치지 않고 돌조각에 새겨 넣었다고 합니다. 이슬람적인 빛의 마술은 훗날 가우디의 손끝에서 다시 재창조되는데요.."








수난의 파사드

"가우디 없는 바르셀로나를 상상할 수 없고, 성가족 대성당 없는 바르셀로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성가족 대성당은 가우디 인생의 시작이며 끝을 함께한 그의 평생을 바친 건축물입니다."


"이 수난의 파사드는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킵니다. 누구에게나 죽음의 배가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하는 직설적인 표현입니다. 고전적인 전체 형태와 현대조각의 조형성이 명암의 농담으로 상징성을 극대화시켜주고 있습니다. 3층으로 된 조각들은 S자 형태로 왼쪽 하단을 보시면 최후의 만찬에서 상단 오른쪽에 예수님의 매장으로 끝이 납니다. 기둥과 삼각형의 돌출 부위는 모두 예수님의 수난을 상징하기 위해 존재하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죽음이 너무 사실적이라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기에 빛을 받아들이는 조건에 따라서 수난 과정은 평면적인 느낌에서 삼차원 입체적 공간으로 수많은 감성의 변화를 불러일으킵니다."


"성가족 대성당은 아직까지도 공사 중인데요. 1882년 건축가 비야르에 의해 대성당 공사가 진행되었지만 1883년 11월 가우디의 손에 넘어왔어요. 1884년 3월, 성가족 대성당의 공식 건축가로 선정된 이후부터 1926년에 그가 눈을 감을 때까지 가우디는 그의 전 생애를 대성당 공사에 헌신했어요. 1918년 이후부터는 다른 모든 작업을 그만두고 몰입한 성가족 대성당 공사는 130년째 지어지고 있어요. 가우디 사후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성당 내부는 추상적이고 마치 웅장한 숲 속을 연상케 합니다. 성가족 대성당의 회중석을 가로지르는 기둥들은 울창한 숲 속의 나무처럼 기둥 위에 여러 개의 가지들이 천장으로 뻗어 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은 기둥 구조는 지진에도 안전한 구조기법으로 자연의 나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중앙 십자로 회랑 상부 천장은 주변의 천장보다 한층 더 높이 들어 올려 선명한 빛의 통로를 만들었어요. 빛은 누구에게나 공평합니다. 가우디는 대성당 내부 공간에 최대한 인공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조명만으로 신전을 밝히기 위함이었습니다."


'이국땅에서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 젊은 안내자를 따라나설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텐데...'

'어쩜 이리 설명도 친절하게 잘해줄까!' 

'어쩐지! 스페인 첫인상부터 좋더니만 이런 행운이 내게 일어나다니...!'


상상도 못 한 일이지만 이 젊은 안내자를 붙여준 것은 모두 그의 배려였다. 그의 배려 덕분에 낯설고 어색하긴 했지만 아무런 의심 없이 여행에 집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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