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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요로움 Apr 28. 2021

'두 번째 스무 살' -- 14화

헤밍웨이가 반해 버린 풍경! 웅장함 속에 숨겨진 희생!

론다 타호 협곡 (사진작가 풍요로움)
론다 파라도르 (사진작가 풍요로움)

미하스의 하얀 마을을 뒤로하고 론다로 향했다. 미하스에서 론다까지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말라가에서 북서쪽으로 110Km 떨어져 있는 도시로 말라가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다. 역사적으로는 기원전 6세기경 켈트족이 처음 정착한 후 16~17세기에 와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다. 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과달레빈 강이 깊은 타호 협곡을 형성하고, 주변이 산야로 둘러싸여 있어 산세가 아름답고 웅장하기로 유명하다. 협곡의 환상적인 조망을 자랑하는 누에보 다리와 협곡 주변의 풍광에 반해 헤밍웨이가 소설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를 집필한 곳이기도 하다. 론다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페인을 대표하는 경기 중 하나인 투우인데, 말을 타고 창으로 찌르던 전통 투우 방식에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빨간 천을 흔들어 소를 흥분시키는 방식의 투우를 창시한 곳이 론다이다.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낭만적인 협곡 도시 론다를 산책하듯 둘러보니 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안 그래도 꼭 가보고 싶은 장소였는데, 그의 전문가 친구가 편하게 차로 데리고 가서 친절하게 안내해주니 더없이 행복하고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다. '자고로 친구를 잘 둬야 하는 법이다. 이런 친구가 있으니 얼마나 든든할까 싶다. 친구만한 보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 웅장한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우리는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이 다리를 짓기 위해 많은 노동자가 동원되었고 다리를 짓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

전망대에서 찍은 협곡 (사진: 풍요로움)
누에보 다리에서 찍은 절벽 위의 도시 (사진: 풍요로움)
누에보 다리 Puente Nuevo (사진: 풍요로움)


"론다 시내는 120m 깊이의 협곡이 이어져있어요. 그 사이를 과달레빈 강이 흐르고 있는데요. 이 강으로 인해 구시가와 신시가가 단절하게 되어, 서로 소통이 어려워져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735년부터 3개의 다리를 건설하기 시작했어요."


"1741년에 건설 도중 다리가 붕괴되어 50여 명이 사망하는 불상사가 발생했어요. 그 후 10년 후인 1751년에 다시 복구해서 1793년 마침내 42년에 걸친 대역사가 완공됩니다."


"3개 다리 중 가장 늦게 완공되어 '누에보 다리'를 새로운 다리라고 부르게 되었어요. 아치형 모양의 누에보 다리 아래 중간에 있는 공간은 옛날에 감옥이나 고문 장소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스페인 내전 당시에는 포로들을 절벽으로 던져 죽이기도 했던 공포의 장소이기도 하죠. 이런 곳을 지금은 전시장으로 사용하면서 일반인에게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론다의 명물인 '누에보 다리'는 멋진 협곡의 조망권 덕분에 사진 마니아에게는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다리 위에서든 협곡 아래에서든 최상의 촬영이 가능한 곳입니다. 찍기만 하면 작품이 되는 장소죠."

알라메다 데 타호 공원 에스피넬라 전망대

깊은 협곡 밑바닥까지 교각이 닿아 있어서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은 현기증이 난다. 강바닥에서 올려다보면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운 장관이 연출되는 장소가 '누에보 다리'이다. 다리 옆에는 누에보 다리를 지척에서 볼 수 있는 호텔이 있고, 다리 뒤쪽 협곡에 있는 '헤밍웨이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면 웅장한 경관이 펼쳐진다. 이 곳에서 헤밍웨이는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집필했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누구든 소설을 쓸 수 있을 만큼 경관이 뛰어나고 바람도 상쾌해서 예술가들이 좋아할 만한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높은 지대이니 바람에 의해 '종'이 휘날려 소리가 울려 퍼지면, 그 청아한 종소리를 들으며 맑은 정신으로 손 가는 데로 지필 하면 글이 저절로 써질만한 장소임에는 틀림없어 보였다.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서 헤밍웨이 산책로를 걸으며 자연경관에 감탄하다 보니 어느새 '에스피넬라 전망대'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사진 한컷 찍으니 자연이 내 등 뒤에서 나를 지지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 카메라만 갖다 대면 작품이 되었다. 그만큼 그곳의 경관이 절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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