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 가장의 삶에 관하여
어제는 비번 나와서 엿새 만에 탁구 한 게임을 하고 나흘 만에 술을 마셨다. 수명을 깎아내린다는 당직 근무를 서고 나면 나에게 보상을 내린다. 그 보상은 주로 육회에 막걸리다. 바야흐로 육회 중독이다.
초저녁에 내란 선고 관련 뉴스를 보며 불콰해 졌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딸내미가 등과 허리를 밟아줬다-번개 맞은 양 일어나며 외쳤다. "지, 지금 몇 시고?"
하마터면 2년간 이루어 온 일일일글의 종지부를 찍을 뻔했다. 늘 그런 식이었다. 초저녁잠이 새어 밤잠을 설치다 새벽 어스름에 다시 눈을 붙였으나 잠 같지 않은 잠. 그런 잠이 대부분이었다.
나이가 환갑이 다가오도록 아직도 마땅한 내 잠자리가 없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랐다. 간밤에 글 한 꼭지를 쓰고 나서 '이제 그만 자러 가 볼까' 하는 순간, 딸내미가 제 방으로 들어가더니 문을 잠갔다.
울컥했다. 밤새 거실로 새어 나오는 빛. 그 빛에 잠 설칠 걸 예상했는데 과연 예상대로 잠을 설쳤다. 제일 싫어하는 노래는 H.O.T의 <빛>이 됐다.
어릴 때부터 내 방은 꿈같은 꿈이었다. 공간 스트레스는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아이 셋 다 어릴 때는 잊고 지냈다.
오히려 그때가 그리울 때도 있다. 아기는 품 안에 있을 때, 그때가 전부다.
죽기 전까지 내 방과 서재를 가져보는 것이 꿈이다. 오늘 밤도 별이 거실에 스치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