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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재영 Apr 22. 2023

12. 내 심장을 뛰게 하는 건 무엇인가?

인생의 모험

심장은 원래 항상 뛴다. 피를 내 발가락 끝까지 보내기 위해 늘 애를 쓴다. 그렇다면 저 질문의 답은 생명의 신비일지도 모른다.


그치만 평소에 우리는 심장이 뛰는 걸 느끼지 못하고 산다. 그리고 의외의 상황이 닥치면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그것을 느끼게 된다.


심장은 정신적으로도 반응하고 육체적으로도 반응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신기한 것이 어릴 때 정신적으로 반응이 더 자주 있었다.


좋아하는 같은 반 아이에게 선물을 주면서도 심장이 너무 뛰어서 앞판이 아닌 등판?으로도 심장의 박동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ㅋㅋ(회상하고 있는 나 너무 할머니 같앜ㅋㅋ)


근데 나이가 들고서는 정서적으로는 무던해진 건지... 그렇게 뛰지 않는다. 그렇지만 계단을 오른다거나 달리기를 하면 어릴 때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 심장 ㅋㅋㅋㅋ 육체적인 자극에 더 예민해졌다.


심장은 좋은 일에만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여행지에서 여권을 잃어버렸다거나 자다가 난로에 불이 붙어 화재를 목격하며 눈을 떴을 때도 심장은 빠르게 뛴다.


심장은 늘 의외의 상황에 반응하는데 그래서 늘 의외의 상황이 우리를 살아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득 아주 오래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생각이 난다.

출처 :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중

여기서 삼순이가 마음이 너무 아파서 죽은 아버지를 마주하며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데 삼순이 아버지는 본인은 심장이 딱딱해져서 죽은 거라며 우리 딸이 좋아하는 사람도 생기고 아파하는 걸 보니 건강한 것 같아 좋다며 얘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삼순 아버지 생각 = 지금 내 생각인 듯 싶다.ㅋㅋ


누구나 김삼순처럼 생각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너무 고통스러워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졌을 때가 내게도 있었다. 하긴, 그래서 이 장면이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샀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죽을 만큼 딱딱해진 것은 아니지만 심장이 좀 덜 물렁해지는 시기가 소원대로 오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고통은 어린 시절보다 덜 하지만 삼순 아버지의 말이 조금씩 이해가 가기도 시작하는 것 같다.


이게 살면서 별별 일을 다 겪으니 역치가 높아져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근데 이제 모험을 피하고 싶은 나의 태도도 이유 중에 하나 일 지도 모르겠다.


매번 빠르게 심장이 뛰면 건강에 좋지 않다. 그렇지만 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낌을 잊어버렸다면 모험을 한 번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싫기도 좋기도 한 그 오묘한 살아있다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우리가 인생이라고 부르는 그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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